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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연일 규탄시위‥대남비난 고조
입력 | 2020-06-13 07:37 수정 | 2020-06-13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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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제 이틀 후면 6.15 남북공동선언이 나온지 20년이 됩니다.
그런데 요즘 남북관계, 심상치가 않습니다.
◀ 앵커 ▶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끊은데 이어 북한은 계속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박철현 기자! 북한매체 최근 동향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방송과 신문에서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기사를 연일 그야말로 쏟아내고 있고요.
곳곳에서 우리 정부와 탈북자를 규탄하는 집회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 리포트 ▶
[청년학생시위 참가자]
″우리의 최고 존엄을 건드렸습니다. 이번에.
얻다 대고 감히. 다른 거라면 몰라도 이것만은 절대로 용납하지 못합니다.″
청년학생 시위를 비롯해서 농민과 건설 근로자 등 거의 모든 단위별로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데도, 격앙된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납니다.
◀ 앵커 ▶
인터뷰 내용도 그렇고 외치는 구호도 보면 공통적으로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 이런 얘기군요.
◀ 기자 ▶
네, 평양 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서 이런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데, 얼마 전 탈북자 단체가 뿌린 대북 전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모독했고, 북한 인민을 적대시했다며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다고 강력 비난하고 있습니다.
[청년학생시위 참가자]
″펜을 총대로 바꿔 쥐고,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한 불한당들의 머리에 불벼락을 퍼붓자는 거 그것이 바로 우리 청년들의 투지입니다.″
◀ 앵커 ▶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에 대해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군요.
◀ 기자 ▶
노동신문의 경우 지난 3년 사이 탈북자라는 단어는 2018년 남한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딱 4차례 언급한 게 전부였고, 방송에는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4일, 김여정 부부장 명의의 담화가 발표된 이후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탈북자 쓰레기들이 전연일대에 기어나와 반공화국 삐라를 살포하는 망동 짓을 감행한 것과 관련하여 발표한 사태의 엄중성을 경고하는 담화를 실었습니다.″
◀ 기자 ▶
거의 모든 매체에서 날마다 반복해서 탈북자를 언급하면서 쓰레기라고 비난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탈북자 규탄 집회 참가자]
″인간의 초보적인 체모마저 갖추지 못한 똥개들이 대가리를 꼿꼿이 쳐들고 날뛰고 있는 것을 어찌 이렇게 보고만 있겠습니까.″
◀ 앵커 ▶
이런 분위기라면 탈북자들이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은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들겠는데요.
◀ 기자 ▶
북한에 남은 탈북자 가족의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 가운데는 중국 등을 통해 가족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하는데요.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탈북민 가족에 대한 감시망이 더 촘촘해지고, 통제 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탈북자들 사이에서는 ″몇몇 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탈북자 가족들이 위험에 빠졌다″고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단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6.15 공동선언은 북한에게도 의미있는 날일텐데요,
이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얘기가 없습니까?
◀ 기자 ▶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고 나선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서 언급이 됐는데요.
◀ 리포트 ▶
″6.15 스무 돌이 머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지금과 같은 때 적대 행위가 용납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중앙 TV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언급했습니다.
[조선중앙TV]
″6.15 남북공동선언발표 스무 돌을 맞이하게 되는 시기에 반동 삐라를 날려 보내는 망동 짓을 감행한 사실은 지금 온 겨레에 치솟는 격분을 자아내고 있다.″
◀ 앵커 ▶
6.15 정신과 맞지 않게 대북전단을 뿌리고 있느냐, 이런 말이군요.
◀ 기자 ▶
남북이 서로 체제를 인정하고 적대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게 6.15의 기본 정신인데,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그걸 위반하는 행동이다, 남북합의를 귀중히 여긴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라는 말입니다.
◀ 앵커 ▶
그런데 북한의 비난은 탈북자 단체 뿐 아니라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어지고 있어요.
◀ 기자 ▶
그렇습니다.
발단이 된 건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지만 책임은 남한 당국에 있다,
[한복실/옥류아동병원 과장]
″바로 2년 전에 남조선 당국자들이 5월1일경기장에서 얼마나 감격했습니까? 근데 이번 사태를 놓고 보니까 그때 남조선 당국자의 그 웃음이 결국은 다 위선이었고..″
◀ 기자 ▶
무언가 하겠다는 말도 결국은 위선이고 술책에 불과할 뿐이라고 성토하고 있습니다.
[신관봉/강남군협동농장위원장]
″무슨 삐라 살포를 막기 위한 금지법안이라는 것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를 기만하기 위한 하나의 술책..″
◀ 앵커 ▶
이제 남한 당국도 못 믿겠다, 이런 뜻으로 봐야겠네요.
◀ 기자 ▶
예, 대남업무를 대적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만큼 북한의 적대시 정책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고요,
남북이 서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 앵커 ▶
그렇군요,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