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전망대 포커스] 기로에 선 남북관계..해법은?

입력 | 2020-06-13 07:39   수정 | 2020-06-13 08:55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대남사업을 대적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공언한 북한은 남북관계 총파산까지 언급하면서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북한은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초강수를 두고 있는 건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기로에 선 남북관계 정승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에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함께 선언하였습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과 행복을 누리는 새 시대를 열어나갈 확고한 의지를 같이 하고, 이를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합의하였습니다.″

그런데 2020년 6월,

[조선중앙TV/2020년 6월 9일]
″남조선 당국과 더 이상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갈 데까지 가보자.″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하겠다.″

다시 말해 남북 관계를 교류협력이 아닌 적을 대하는 관계로 바꾸겠다고 북한이 공언하고 나왔습니다.

첫 조치는 남북한 간의 모든 통신연락선 차단

″북남 당국 사이의 통신연락선, 북남 군부 사이의 동·서해 통신연락선, 북남 통신시험연락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 폐기하게 된다.″

남북간의 기본적인 소통은 물론, 지상·해상·공중에서 우발적으로 군사적인 충돌이 발생했을 때 이를 진정시킬 수단마저 끊어버리겠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가장 대화의 기초가 될 수 있는 ′통신선을 차단했다′라고 선언을 한다는 것은 모든 것으로, 모든 것이 파기로 갈 때 가장 출발점이 되는 부분이거든요. 최근 2~3년 사이에 봤을 땐 상당히 위기에 해당되는 행동이다.″

더 나아가 9·19 남북군사 합의 파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폐쇄, 개성공단 완전 철거 까지 예고해 놓은 상황입니다.

북한이 왜 이렇게까지 강경하게 나오는 걸까?

[전단 살포]
현재로서는 최고 지도자를 비난하는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전단 살포는 적대적 행위를 중지하기로 한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는 게 북한의 입장입니다.

[남북·북미 관계 불만]
정체된 남북·북미 관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표출된 거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약속했던 남북 경제협력은 UN 대북제재에 막혀서 이행되지 않았고, 남쪽을 믿고 영변 핵 폐기 카드까지 던졌지만 하노미 북미회담이 결렬되는 등 얻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는 겁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남북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이라든지, 문재인 대통령이 연초에 계속해서 얘기하신 게 실제로 전혀 실현된 게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얻은 건 없다는 거죠.
대북 제재를 해제하거나 완화시켜주는 조치를 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김정은이 기차를 타고 그 먼 길을 위풍당당하게 갔는데 결국은 망신만 당하고 돌아온 거 아니에요.″

문제는 북한이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트럼프 정부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겁니다.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계산할 것이 따로 있다″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다시는 대가도 없이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다″라는 북한 외무성의 경고를 볼때 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북한이 바라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에 원망을 미국한테도 상당히 갖고 있는 것을 이번에 그 일단을 표출한 것이 아닌가..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통일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자 단체 2곳을 경찰에 수사의뢰한데 이어 청와대도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말 바꾸기, 저자세 라는 국내 정치적 부담에도 이런 초강수를 둔 건 그만큼 우리 정부가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겁니다.

우리의 조치에 대해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있는 걸까

일단은 북한이 위기고조 수위를 조절할 명분은 마련됐다는 분석입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통일부와 정부가 발빠르게 대응 조치들을 내놨기 때문에 사실상 북한도 후속적으로 뭔가 카드를 계속 꺼내기에는 상당히 명분이 약해졌다..한국이 좀 더 일관성 있게 신중하게 계속적으로 합의 정신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고 한다면 분위기를 반전시킬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약속한 합의를 지키겠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겠다는 방침입니다.

통신 연락선 단절, 험악해져가는 북한의 언사,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북미 관계, 거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친 악재를 뚫고 다시 평화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 한반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통일 전망대 정승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