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 살포를 비난하면서 ″개성공업지구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 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8일에는 대남부서를 모아놓고 남북한간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라고 지시를 내린 뒤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조선중앙TV]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와 청와대 사이의 직통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 폐기하게 된다.″
13일 밤 두번째 담화를 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고한 뒤
[조선중앙TV]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완전 파괴됐습니다.″
충격적인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장면을 내보냈습니다.
김여정의 강경한 말은 위협에 그치지 않았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습니다.
말의 독기는 점점 더 세졌는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실명 비난은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조선중앙TV/김여정 3차 담화]
″한마디로 맹물먹고 속이 얹힌 소리같은 철면피하고 뻔뻔스러운 내용만 구구하게 늘어놓았다. 제손으로 제눈을 찌르는 미련한 주문을 한두번도 아니고 연설때마다 꼭꼭 제정신없이 외워대고 있는 것을 보면 겉으로는 멀쩡해보이는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김일성의 직계 가족인 ′백두혈통′이 대남비난의 전면전에 직접 뛰어들어 잇따라 담화를 발표하는 것도, 이렇게 자극적이고 험악한 언사와 도발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심지어 비밀 핫라인을 통해 오간 특사파견 제안을 공개하는 초강수도 뒀습니다.
[조선중앙TV]
″남측이 앞뒤를 가리지 못하며 이렇듯 다급한 통지문을 발송해온데 대해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이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습니다.″
김여정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 실질적 2인자로서 대남문제에 있어 김정은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여정 밖에는 사실 파기 행위를 결단하고 실행하는 주체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로열패밀리이고 모든 북미와 남북 관계에 관련된 사안들에 다 개입했던 기존의 이력으로 봤을 때 김여정이 이것을 해야지만 격과 나름대로의 지휘 능력이 발휘되기 때문에...″
그런데 왜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직접 나서지 않는 걸까?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설 경우 조치하는 내용 자체는 번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일단 김여정 제1부부장이 나서고 전면적으로 행동을 취하되 향후에 상황을 봐서 김정은 위원장이 상황을 정리하고 수습해서 반전을 할 수 있는..″
김여정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내락과 결단이 있었을거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은 왜 이렇게까지 과격한 방식으로 나오는 걸까?
충격요법으로 주목을 끌어 존재감을 극대화하는 것이 북한 특유의 전술인데다 김정은 위원장 본인이 야심하게 추진한 과업이 실패한데 대한 분노, 과시적인 성향이 겹쳐서 ′폭파 이벤트′로 표출된 겁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 위원장이 남한에 대해서 유화정책을 취하다가 그것이 먹히지 않으면 초강경 정책으로 선회하고 그러다가 또다시 유화정책으로 전환하는 그런 패턴을 집권 초기부터 여러 차례 보여줬습니다.″
성공과 성과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김정은 위원장의 성향도 한 요인인데,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문제삼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김여정 3차 담화]
″남조선 당국이 이행해야 할 내용을 제대로 실행한 것이 한조항이라도 있단 말인가.
상전의 눈치나 보며 국제사회에 구걸질하러 다닌 것이 전부인데...″
속내를 숨기지 않고, 말하면 바로 실행해버리는 과격한 젊은 최고 지도자의 성향이
의사결정에 반영됐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앞으로도 이미 예고한 적대적인 조치를 이어나갈까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내가 하는 행동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일단 강하게 먼저 심어주는 요법을 쓴 것이고..봐가면서 명분을 찾기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하고 또는 압박 수위를 높일 수도 있고...″
풀리지 않는 남북·북미관계, 북한의 경제난에다 김정은 위원장의 개인적 성향이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한반도 위기관리에 예단하기 어려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