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니 이제 무더위가 찾아 왔습니다.
그래도 파란 하늘을 보니까 좋더라고요.
그런데 코로나 19가 다시 확산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좀 잠잠해 질 때 까지 만이라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력하게 지켜야 될 때가 아닌가 싶은데요.
그러다 보니까 집에서 예전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보는 분들 많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북한 주민들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특히 남한 드라마를 챙겨 본다는데요.
북한에 한류가 들어 간지 오래 됐지만 인기가 여전하다는데요.
오늘 그 궁금증 풀어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이죠.
김수경 박사님 그리고 강미진씨입니다. 안녕하세요.
북한 주민들이 남한 드라마 본다는 사실은 옛날부터 많이 알려진 얘기긴 한데요.
한류가 유입 된 지가 꽤 됐다고 하고요.
북한 당국에서는 계속해서 골칫거리였을 텐데 최근에는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죠?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게 그 사회적 생활양식을 붕괴 해 버리는 게 한국 드라마라는
그런 인식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 대한 처벌이라든가 단속은 엄청 강하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북한의 노동 신문입니다.
외부 사상 문화를 썩어빠진 부르조아라고 하면서 굉장히 강한 어조로 경고하고 있는데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엄중한 처벌을 내리겠다는 내용도 실렸습니다.
최근 연 이어서 이렇게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코로나 19 때문에 경제적으로 좋지 않잖아요.
지금 국경 무역도 완전히 닫혀있는 상황이고 하다 보니까 여론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겠죠.
그래서 그런 여론을 좀 단속하는 그런 분위기도 있고요.
또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서 북한 주민들의 사상이나 이런 것들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지금 최근에는 중앙에서 강력하게 이런 적지에서 들어오는 적지물이라고 하거든요.
적지에서 들어오는 문물들을 강하게 단속하기 시작 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중앙에서 직접 나섰다는 건 그만큼 강력한 단속 의지를 나타내는 거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네. 아무래도 그 동안에 보안원 보위원들이 단속을 하지만 뇌물을 받아서 그냥 무마시켜 주기도 하고
또 평소에 좀 친하게 지냈으면 가벼운 건 그냥 넘어가 주기도 하기 때문에
아마 그렇게 넘어가지 못 하게 하려고 중앙에서 강력하게 단속을 하기 시작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 강력하게 단속을 한다고 말씀 하셨는데 단속에 걸리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2015년 전에는 그 이전에는 범죄가 중할 경우에 4년 정도의 4년 이하의 징역이 최대 형량이었는데
2015년에 형법을 개정하면서 10년까지도.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드라마 한 번 잘못 봤다가 굉장히 고초를 당할 수 있는 매우 중한 범죄로
북한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강력한 단속에도 외부 드라마 특히 남한 드라마를 계속 보나요?
최근에 제가 조사를 해 본 건 국경 지역의 검열이 몰리다 보니까 국경 쪽 사람들은 일시 한 걸음 후퇴 한 상태고 대신에 내륙 쪽은 드라마 USB좀 빨리 보내줄 수 있냐.
이렇게 요구 할 정도로 안쪽에서는 많이 보더라고요.
근데 아까 처벌을 4년까지 받다가 이제는 10년까지 받는다고 하니까 너무 센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아무리 재미가 있더라도 무서워서라도 목숨 걸고 드라마를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요. 볼 사람은 다 봐요. 북한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있어요.
마약은 끊어도 한국 드라마는 못 끊는다. 그 만큼 중독성이 강할 수밖에 없어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정말 잘 봅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이 단속을 피해서 남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게 되는 걸까요?
북한에 한류가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 한 건 2000년 초반인데요
시디 시대가 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한류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 했죠?
북한에서는 시디롬을 알판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보통 중국 접경에서 국경을 넘나들면서 소규모 밀무역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남한 드라마를 가지고 오면 그걸 시장 장마당에 가서 몰래 팔기도 하고
믿을 만 한 사람끼리 서로 돌려 보기도 하고
일부는 약간 업자들이 생겨서 그런 물품을 가져다가 복제를 해서 팔기도 하는
그런 식으로 유통이 되었기 때문에 맨 처음에는 국경 지방이었지만
점점 내륙으로 많이 퍼져 갔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어떤 드라마가 그 지역에 유동이 되게 되면 정말 소곤소곤 하면서 다 알거든요.
어떤 방법으로 보지. 하게 되면 제일 1번 선수가 검열관 네 집을 칩니다.
검열관 네 집에 가서 사업 아닌 사업을 하게 되는 거죠.
뇌물 조금 주고 그리고 일단은 중국 영화 처음에는 한 30분 동안 중국 영화 있다가
그 뒤로부터 한국 영화를 넣고 시디 자체를 그렇게 제작을 했더라고요.
강미진 씨는 북한에 있었을 때 언제 처음 한국 드라마를 보셨나요?
저는 2000년대 초반. 2001년에 처음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요.
그때 그 떨리던 그건 지금도 영화 제목만 들어도 떨리거든요.
′약속′이란 영화를 봤었는데요.
하루 저녁에 쭉 새벽까지 돌려보고 돌려보고 했었거든요.
강미진 씨 처음 보셨다는 그 영화 지금 나오고 있네요.
또 심장이 뛰기 시작하네요.
창문 다 닫아내고 대문 걸고 창문 담요 치고 그렇게 하고
최대한 볼륨을 낮게 하고 TV 앞에 앉아서 봤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단속을 했다는데 강미진씨는 걸린 적 없으세요?
저희 동네는 단속이 한창 진행되면 어떻게 했냐 하면, TV를 모여서 보는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쪽에 2명씩 교대별로 돌아가면서 경비를 세워요.
그리고 보안원이 저쪽 골목에서 나타났다면 둘이 막 싸우는 거예요.
느닷없이 막 싸워요.
그 싸우는 소리를 듣고 문쪽에 앉았던 사람이 오 빨리 꺼야 된다 이렇게 하고 끄고
되게 고전적이네요.
예전에는 CD로 했다면 지금은 다 USB예요.
지금은 어떻게 하냐 하면 노트북을 2개를 놓더라고요.
2개를 놓고 한켠에는 북한 영화가 돌아가요. 그리고 한 켠에는 한국영화를 소량으로 해서 음성 틀어놓고 보다가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구둣발 소리가 들린다. 아니면 강아지가 낑낑댄다 이러면
빠르게 한국 드라마 뽑아내고 북한 걸 조금 높여가지고 보고 이런 식으로
대부분 사람들이 나는 어떻게 하면 들키지 않고 볼 수 있을까 그 연구를 정말 많이 하더라고요.
기기발달이 오히려 한류 유입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USB에는 정말 칩 안에 여러 가지가 담기잖아요.
제가 들었던 흥미로운 증언 중에 하나는 북한에 계신 엄마들,
아이 키우는 엄마들도 한국 동요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곰 세 마리라든가 그래서 꼭 영상물 뿐만 아니라 노래 동요 전반적으로
한류가 북한에 많이 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 이어서 대중가요, 동요까지 정말 광범위한 것 같네요.
그런데 USB도 단속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것 같진 않습니다.
아무래도 단속을 하는 자, 단속을 당하는 자 끼리 서로 점점 숨기는 기술이 늘어나고
적발하는 기술이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근데 USB중에서도 스텔스 USB라고 해서 처음에 꽂으면 아무것도 없는 비어있는 USB처럼 보이지만
자주 사용을 하거나 약간의 조작을 하면 그 안에 실제 내용물이 보이는 이런 식으로 기술이 점점 발달하면서
문화적인 콘텐츠가 침투하는 양상도 좀 더 발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면 사실 궁금한 게 한국 드라마나 노래 같은 게 담긴 USB가 돈이 되니까
그리고 거기 담긴 내용물이 재밌으니까 유통이 더 활발하게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돈이 어느 정도 되기에 요새는 어떤지 파악이 되어있나요?
일단 USB 기가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르고요.
그리고 그 USB 안에 순수 한국영화만 들어가는지 중국 영화가 섞여 들어갔는지도 관건이 되고
한국 영화 한 두 편 3편까지 들어갔다고 하면 북한 돈으로 19000원 정도 하거든요.
그 정도 가격이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19,000원이면 거의 쌀 5키로 정도 살 수 있는 돈이거든요. 이건 최하 가격이고요.
한국 드라마가 10편 5편 이상 들어갔다 이러면 그거에 따라서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 거죠.
근데 USB는 어디서 어떻게 구합니까? 쉽게 구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은데.
그렇죠. USB 같은 경우는 일단 시장에서 구매를 하거나 아는 밀수꾼한테
중국에 가서 복사를 해달라 이렇게 하곤 하죠.
근데 중국을 왔다갔다 하는 게 앞집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아니니까
일단 힘들게 중국에 한 번 복사를 하면 쫙 하게 되잖아요.
예를 들어 장마당에서 산다고 했을 때 남한 드라마가 들어있는 USB라고 하면
뭐라고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그래서 남한 드라마를 사고싶다 그러면 장마당에 가서 예전에는 사실 2000년대 중반 2000년대 말 이럴 때는
혹시 한국 거 구매하고 싶다 이러면 혹시 아랫집 물건이 있냐.
지금은 아랫집이 유치원에도 아랫집이라고 하면 여기 것인 걸 다 알기 때문에
나 보안소에서 잡아가라 하는 거랑 같기 때문에 혹시 이거 말고 다른 거 없어요? 이렇게 물어봐요.
의류 매대 가서도 이 옷 말고 다른 옷이 없어요? 이러면 장사꾼들은 아 한국 걸 찾는 구나.
화장품 매대 가서 혹시 다른 화장품 없어요? 이렇게 하면 주소를 대주거나.
지금 아마도 다르니 한국으로 다르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암호가 바뀌었습니다. 다시 방송이 나가면 또 다른 암호가 생길 것 같아요.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USB를 사서 보는 사람들 아무래도 젊은 세대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제가 알고 있는 사람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40대 이상 사람들이 많거든요.
제가 얼마 전에도 한류에 대해서 전화를 하다 보니까
40대 50대 60대가 되시는 분들도 영화를 영화에서 뭐 보세요? 물어보면
영화를 쭉 제목을 나열을 하는데 60개 70개를 해요.
그래서 제가 혹시 이 사람이 거짓말로 영화 제목을 대지 않을까 해서 가다가 그건 내용이 어떤 거예요?
이렇게 하면 진짜 그 내용을 얘기를 하는 걸 봐선 정말 자주 보는 것 같아요.
근데 제가 2008년 2월에 뉴욕필이 평양 공연을 했을 때 사회를 보러 갔었거든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끝난지 1년여 정도 밖에 안 된 환상의 커플을 그 당시 북한의 엘리트들이 다 봤더라고요.
아까 강미진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돈이 필요하잖아요. 비싸단 말이에요.
이게 만약에라도 단속이 되면 뇌물도 줘야 되기 때문에 돈이 없는 사람이 쉽게 접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엘리트나 돈이 있는 분들이 먼저 이것들을 보기 시작하는 경향성이 있고요.
아까 젊은 세대 말씀하셨는데 북한의 새 세대라고 하죠.
아무래도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좀 더 개방적이고 좀 더 전체보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좀 더 있고,
소비문화 같은 것들에도 조금 더 열려있기 때문에 젊은층 위주의 확산도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는 맞는 얘기 같습니다.
북한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남한 드라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단속은 강화되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계속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아무리 단속을 강화한다고 해도 한 번 퍼진 남한 한류드라마가
다시 아무도 안 보는 상황으로 갈 순 없을 것 같고요.
그리고 어쨌든 북한도 개혁개방을 언젠가는 원하고 있는 거고
이런 대세적인 흐름을 완전히 거스를 수는 없기 때문에
아마 북한 당국도 고민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네. 오늘 두 분 말씀 듣다 보니까 정말 한류를 둘러싸고
북한 당국과 주민들이 서로 치열하게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네. 그러게요. 비싼 돈을 지불하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공포 속에서도
북한 주민들은 왜 남한 드라마와 노래들을 보고 들을까요?
다음 시간에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