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요즘 북한이 어린이 책에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는데요. 과연 어떤 책을 볼지 궁금하시죠? 그래서 북한 어린이 책 실물도 준비했습니다. 잠시 후에 보여드릴게요.
기대되는데요. 먼저 오늘 함께 해주실 두 분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에 코로나19 때문에 책 판매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어린이 책이 제일 잘 팔린다고 하네요.
학교 안 가는 날도 많고요. 그렇다고 밖에서 마음대로 놀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엄마들은 이 기회에 아이들 책을 읽게 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할 법도 한데 북한은 어떻습니까?
사실 북한에서도 엄마들이 아이들한테 하는 소리는 한국하고 비슷해요. 공부해라 책을 많이 봐라. 부모들이 집에서 얘기하는 것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책을 읽으라고 하기 때문에 1년에 만 페이지 이상의 책을 읽어야 하거든요.
할당량을 따로 주는 건가요?
기간은 1년 내에.
1년 내에?
1년 내에 봐야 하는데 책 읽기 싫어하는 애들 있잖아요 또. 그런 애들은 정말 맞아가면서
책을 보거든요.
대충 계산해보면 만 페이지면 한 서른 권 되는 거고요. 그럼 한 열흘에 한 권씩은 읽어야 된다는 건데요
저는 결혼 후에 애를 키우면서 책을 보란 말을 잘 안 했어요. 제가 너무..
지겨워서?
네
북한도 보니까 독서 열기가 상당한 거 같네요?
북한도 이제 뭐 김일성 시대 때부터 문맹 퇴치를 아주 강조했었고 김정일 같은 경우에 전 사회적으로 책 읽는 기풍을 세우자 이런 것까지 강조하기도 했었고요. 북한도 어쨌든 사는 형편이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어쨌든 독서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교양을 쌓을 것을 강조하는 전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는 거 같습니다.
어떤 책들을 주로 봅니까?
일단 많이 읽는 게 고전 동화죠 저는 어려서부터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놀고먹던 꿀꿀이’ 그러니까 결국 놀고먹으면 잡힌다는 그런 이야기도 있고요. 여러 가지 그런 걸 동화책 지금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북한 어린이들도 즐겨 읽는다는 전래동화 과연 어떤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바로 이 앞에 실물이 놓여있습니다.
조선 옛 이야기 그림책이라고 돼 있는데요.
말 안 듣던 청개구리 같은 건 이제 저희도 어렸을 때 옛날이야기를 해주던 것들이고
우리가 보는 전래동화 하고 내용도 똑같은가요? 차이가 있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전체적인 뼈대는 같은데 세부적으로 해석이 들어가는 부분이 조금 다릅니다. 흥부전 같은 경우에도 우리 결말을 보면 흥부가 금은보화가 가득 든 박을 타서 쫄딱 망한 놀부를 도와주고 손을 내밀고 우애 좋게 같이 행복하게 살았다가 끝인데 북한 같은 경우는 놀부는 어떤 지주 계급 노동자를 착취하는 그리고 흥부는 노동자 계급인 거죠. 그래서 놀부가 그냥 망하는 걸로 놀부가 그냥 벌을 받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고요.
이 동화들이 보면 2014년에 출간된 건데요. 전부 이렇게 컬러 인쇄로 돼 있고 종이 질도 굉장히 얇고요. 책 두께도 얇습니다. 그래서 좀 가볍게 보기가 편할 거 같습니다.
그렇죠. 예전에는 이런 이야기들 책들이 좀 두꺼웠거든요, 그림이. 이제 그냥 이제 흑색 그림으로 돼 있었던 거고 지금은 그림이 좀 많고 글은 좀 작고 이해할 수 있게끔. 북한이 점점점점 아이들의 교육에 신경을 쓰면서 책 재질이 좀 더 좋아진 거 같습니다.
출판사도 보니까 조선 출판물 수출입사입니다.
아무래도 수출입사다 보니까요. 어쨌든 외국 하고 거래가 있는 기업소 같은 데는 형편이 좋거든요. 수입도 많고 그래서 아마 좋은 종이를 사용해서 어린이 책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또 이게 눈길이 가는데요. 지능 계발 도서 이렇게 해서 엄마와 함께 또 아빠와 함께 두 살부터 네 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뭔가 유아용인 거 같은데요. 이게 2019년에 나온 최신판입니다.
아마 이거는 탁아소나 유치원 낮은 반에 배치가 될 거 같습니다.2010년대 초반부터 북한이 전반적으로 지능을 위한 그런 데 아이들을 교육을 많이 시킨다고 해요. 그러면서 책도 나오고 또 일부에서는 자기 아이들 한 명이나 두 명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지능과 관련한 그런 데 관심을 많이 둔다고 합니다.
저도 그걸 보니까 굉장히 놀라운 것 중에 하나가 어쨌든 북에서 아이를 어떻게 어릴 때부터 지능을 계발시키고 엄마 아빠가 참여해서 어떻게 아이를 육아할 것인가의 개념들이 생겨나고 있는 거 같아서 그게 좀 놀랍고요. 또 어린이 책은 사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디자인이 엄청 중요하거든요. 글자체도 굉장히 새로운 것들이 많고 아이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이런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발전 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 어린이들이 이런 책들을 구해서 보기는 쉬울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일단은 뭐 쉽다고도 할 수 없고 어렵다고도 할 수 없는 게 책이 이런 게 어린이 지능을 나오게 되면 자녀들에 대한 그런 관심이 많은 부모들은 발품 팔아서라도 구할 수 있잖아요.
북한에서는 책이 굉장히 중요한 아주 좋은 선물일 수도 있겠네요?
만약에 제가 아는 지인이 아이 생일이다 근데 그 집 아이가 이 책을 구하지 못해서 한동안 애를 먹었다 그런 때 책을 들고 가면 본인들이 얼마나 좋아하겠어요.
북한이 책을 상당히 귀하게 여기고 있다 이런 걸 알려줄 수 있는 사례도 있는데요. 화면으로 바로 보시겠습니다.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이곳은 2012년에 완공된 창전 거리입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선 재개발 단지인데요. 첫 성과물로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죠.
′창전거리에 살림집에 입사한 근로자들의 가정을 방문하시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초기 화면인데요. 아 모습이 굉장히 저 때만 해도 앳되네요.
저 때가 지금 20대 후반으로 알고 있는데요. 굉장히 지금보다 날씬한 모습이네요. 리설주 여사가 찻잔을 와서 씻기도 하고.
설거지를 직접 하고 있네요? 주부 같은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있습니다.
집들이여서 그런지 선물도 내놓습니다. ′몸소 마련해 가지고 오신 성냥을 기념으로 주신′
우리도 예전에 성냥 이런 것들이 집들이 필수품이었잖아요. 그 밖에 텔레비전이나 찻잔도 선물하기도 했는데 아, 그런데 이 박스의 정체는 뭘까요? 바로 세계 명작 동화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선물을 한다는 건 뭐 어떤 그런 의미도 있겠지만 좀 그래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건 아니죠?
귀하고 드물고 없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선물로 배려한 거예요. 그러니까 그게 흔한 거라면 선물로 굳이 줄 필요가 없겠죠.
받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뭐 상당한 일이겠는데요?
엄청난. 아마 가보로 간직할 거예요 대대로 물려가면서 볼 거예요.
어쨌든 저 때 리설주 여사가 아이를 임신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떤 지도자임과 동시에 부모이자 이런 이미지로 인민들을 사랑하는 그런 애민하는 지도자의 모습이 저 방문에서 선물에서 보여지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아이한테 직접 책을 읽어주는 장면도 나옵니다. 장미진 씨 어떠세요?
저 아이는 앞길이 쫙 탄탄대로예요.
그래요?
그 주변에서 얘를 잘 키우지 못하면 주변 간부들이 진짜 욕먹죠. 그런 정도기 때문에 앞날이 탄탄대로입니다.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우리가 맨날 보는 이 남한의 세계 명작 동화와 저기에 나오는 저 세계의 명작 동화는 같은 걸까요? 좀 궁금해지는데요. 세계 명작 동화를 읽어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그럼 이 중에서 성냥 파는 소녀 북한 성우 목소리로 들어볼까요?
″성냥 파는 소녀는 단 마르크의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쓴 동화랍니다 성냥을 사세요. 제 성냥을 사 주세요. 소녀의 어머니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집에는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있는데 성냥을 팔지 못하면 사정없이 때리곤 하였습니다.″
술주정뱅이에 사정 없이 때린다. 아이들이 읽기는 좀 거친 표현 같은데요. 우리 동화에서는 이런 표현 잘 안 쓰지 않나요?그쵸. 남한에서는 많이 각색을 하고 순화시켜서 좀 말 표현도 그렇고 또 결말 같은 것들도 포장을 해서 내보내는 편인데 지금 북한 같은 경우에는 원작 그대로 내보내고 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성냥 묶음에서 한 가치를 뽑아 벽에 대고 싹 그었습니다. 그러자 밝은 불빛 속에 맛있는 음식들이 나타났습니다. 야 정말 맛있겠구나 . 소녀는 군침을 삼키며 음식에 손을 가져갔습니다. 그러자 등에 상칼과 포크가 등에 꽂힌 게사니가 소녀에게로 날아왔습니다.″
게사니가 뭐예요?
거위예요 거위.
거위 쓰는 말이 다르군요. 등에 쌍칼과 포크가 꽂힌 거위라뇨. 표현도 색다르고 그림도 좀 색다른 거 같은데요.
저런 건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나마 지금은 많이 순화된 동화책이 아닐까 생각을 하는데요. 북한에서 저 성냥 파는 소녀 저 이야기는 자본주의 사회의 빈부 격차를 시각적으로 비판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TV 프로그램 이게 만약에 남한이라면 아이들이 볼까요?
남한 아이들은 특히 요즘 좀 자극적인 것들도 많이 보기 때문에 지루해할 거 같은데 북한에서는 어쨌든 어린이가 볼 수 있는 어떤 영상물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워낙 드물고 귀하기 때문에 저 정도만 해도 어린애들이 많이 즐겨볼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동화 감성은 좀 깨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어렸을 때 어떤 책을 읽는 것이 굉장히 오래 기억에 남잖아요. 그리고 그게 평생 어떻게 보면 그런 정체성이라든가 어떤 사상관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만들 수 있는 게 바로 동화책이기 때문에 북한 사회의 어떤 체제적인 내용을 동화책에 간접적으로 담고 있는 거고요.
북한 어린이들도 세계 명작 동화를 읽는다 어찌 보면 당연할 텐데 더군다나 내용이 약간 좀 우리랑은 좀 다르다 그러니까 흥미롭기도 합니다. 혹시 앞으로 더 이렇게 달라졌으면 좋겠다 이런 게 있으신지요?
세계 명작 동화라든가 한국에서 흔히 보는 고전 동화들 왜곡이 안 되고 사실 그대로. 좀 순화한 그런 동화책들을 많이 만들어내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약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던 게 전래동화 같은 것들을 남북한이 공유하고 있다 보니까 나중에 통일이 되더라도 혹은 뭐 남북한 사람들이 만났을 때 그런 어린 시절에 똑같은 책을 읽었던 걸 기억하기 때문에 좀 정서를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북한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더 다양한 책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도움 말씀 주신 두 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