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인류 발상지이자 조류 발상지?

입력 | 2021-02-27 07:52   수정 | 2021-02-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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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최근 북한 매체들이 신의주 일대에서 1억 3천만년 전 조류 화석을 발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희귀한 화석이라면서 가치가 높다고 자랑했는데요.

◀ 김필국 앵커 ▶

이번 발굴로 북한이 인류의 발상지이자 조류의 발상지란 게 입증됐다고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오상연 기자, 이번에 발굴됐다는 건 어떤 화석이죠?

◀ 기자 ▶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이 발굴했다는데, 새의 머리뼈와 발가락뼈, 날개깃이 비교적 선명하게 보입니다.

◀ 리포트 ▶

[원철국/김일성종합대학 지질학부]
″대가리뼈, 발가락뼈, 11개의 깃들을 보존하고 있는 아주 보존이 좋은 화석입니다. 날개의 형태 구조적 특징으로 볼 때 날아다니는 것에 적응된 새 화석입니다.″

화석이 발굴된 곳은 신의주시 백토동구역인데, 여기서는 조개와 공룡 등의 다른 화석이 계속 발굴돼 왔다고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 발굴된 화석을 백토새라고 명명하고 자연박물관에 전시할 것을 지시했는데요.

북한은 이 화석으로 북한이 조류의 발상지라는 걸 입증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서광식/김일성종합대학 교원]
″우리나라가 인류의 발상지일 뿐만 아니라 조류의 발상지로도 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런 주장은 학문적으로 검증이 되는 건가요?

◀ 기자 ▶

전문가들은 지난 1989년 북한이 1억 5천만년 전 조류화석을 발굴했다고 보도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분석하는데요.

당시 김일성 주석은 이 화석을 ′조선시조새′로 명명하고 북한이 조류의 발상지라고 교시했습니다.

학문적 가치를 인정받으려면 논문도 발표하고 세계적 전문가의 검증도 거쳐야 하는데 이런 과정없이 체제 선전용으로 활용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북한은 이와 별도로 대동강 유역에서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굴됐다며 대동강 문화를 황하, 인더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함께 세계 5대 문명의 발상지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최근 북한 방송에선 역사유적을 조명하는 프로그램도 많이 나온다면서요?

◀ 기자 ▶

고구려와 고려시대 역사유적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잇따라 방송했는데요.

역대 한반도 국가 가운데 가장 넓은 영토와 강한 군사력을 가졌던 고구려의 수도가 평양이라고
일관되게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
″5천여 년의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평양, 평양은 고대 시기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으며 중세 동방의 강국으로 이름 떨친 고구려의 수도였습니다.″

북한은 1993년 평양시 강동지역에서 나온 유골을 연대측정한 결과 단군의 유골이 확실하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었는데요.

[조선중앙TV]
″첨단과학기술을 적용해 현대적 기구로 측정한 결과 그것이 5천여 년 전의 유골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증됐습니다.″

최근 방송에서 이 단군릉 개건의 의미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이 이렇게 역사 유적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요?

◀ 기자 ▶

최근 북한 보도에는 고구려와 고려시대의 유적을 복원하고 관광지화하는 내용이 눈에 띄는데요.

경제난 속에 자력갱생을 내세운 북한이 민족적 우수성을 고취하고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려는 차원으로도 해석됩니다.

[이우영/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최근에 북한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하는 활동들을 신경을 쓰고 있어요. 또 어려운 상황이 되면 어느 나라나 자긍심을 높여줄 필요가 있거든요. 사회주의 애국주의라는 것을 하는데 민족의 우월성 같은 것이 옆에 붙여져야 된다는거죠.″

◀ 김필국 앵커 ▶

최근 북한방송에는 인재양성 관련 소식도 꽤 자주 나오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과학영재, 음악영재, 다양한 분야의 영유아 영재양성에 이어서 이번엔 태아교육도 강조하고 나섰어요?

◀ 기자 ▶

예, 국가가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뱃 속에 있는 태아 시절부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 리포트 ▶

우뇌는 좌뇌보다 기억역량이 10만 배나 높지만 이 능력이 6살을 전후해 닫히기 시작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결과 태아시기부터 교육하는 게 지능발달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조선중앙TV]
″태중 10일 교육은 생후 10년 교육에 비할 바 없이 중요하다, 10년 어려움에 비하면 태중 10일 노력은 몇천 배나 쉬우며 보람찬 기간으로 될 지어다.″

또 어머니의 영상화 능력이 높을수록 태아 대뇌에 많은 신경망이 생겨 기억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을 때도 태아에게 영상화하면서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조선중앙TV]
″임산부가 음악이 울려오는 모습을 머릿 속에 영상으로 재현하면서 음악감상을 실속있게 해야 함. 책을 들려주었다고 할 때 토끼는 이렇게 생겼다, 푸른 동산은 이렇다는 것을 태아에게 하나하나 배워줍니다.″

◀ 차미연 앵커 ▶

임신했을 때 닭껍질을 먹으면 아이 피부가 닭살이 된다는 등 여러 속설이 있잖아요?

그런 내용도 있나요?

◀ 기자 ▶

북한에서는 술과 카페인을 제외한 모든 음식을 충분히 먹으라고 권유하는데요.

태아가 자랄 때는 뇌세포가 1초에 최대 1천개 씩 분열하기 때문에 충분한 영양 공급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백향옥/옥류아동병원 과장]
″늙은이들 모시고 있는 집에서 임신 시기에 이건 먹지 말아라, 이건 먹어야 된다, 이것만 먹어라 (하는데) 가리지 말고 다 먹어야 합니다.″


또 지능의 완벽한 형성과 발전을 위한 기초를 만드는 태아 시기에 인재교육이 시작된다며 태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태교가 중요하다는 말은 우리도 많이 하는데 북한이 말하는 태교는 왠지 느낌이 좀 달라보입니다.

◀ 기자 ▶

기본적으로 경제난, 물자난 속에 돌파구는 인재를 양성하는 길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재를 어린 단계에서 발굴해 교육시키는 것, 그게 유아교육까지 내려갔던 거고 그 일환으로 태아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오상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