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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열린 하늘길 독도 무착륙비행
입력 | 2021-08-21 07:55 수정 | 2021-08-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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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차미연 앵커, 혹시 독도에 가보신 적이 있나요?
◀ 차미연 앵커 ▶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가봤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저도 아직 못가봤는데요.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일반 시민들을 태운 항공기가 독도 무착륙비행을 하고 돌아왔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선회비행을 하며 창 밖으로 독도를 보기만 했지만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답니다.
그 현장에 이상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광복 76주년을 맞은 지난 일요일 아침.
코로나19로 한적하던 대구국제공항 대합실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친구끼리..가족끼리.. 남녀노소 수십명이 탑승수속을 밟은뒤 태극기를 손에 들고 하나둘 50인승 소형 비행기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지금 시각이 8.15 광복절 아침 8시입니다. 잠시후 8시 15분이면 8.15에 맞춰서 저 비행기가 독도를 향해 이륙하게 됩니다. 저도 함께 타고 같이 가보겠습니다.″
1년전 대구경북 지역의 신공항 이전지가 선정된걸 기념하고 2025년 문을 열 울릉공항의 홍보를 위해 경북도청이 마련한 독도-울릉도 무착륙 비행.
민간여객기가 군사훈련지역인 독도의 하늘을 비행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라는데요.
탑승객들은 SNS를 통해 각자의 사연과 독도 그림을 응모해 선정된 일반 시민들로, 뜻깊은 광복절 아침을 맞게 됐습니다.
[최혁준/경상북도 통합신공항추진단장]
″8월15일 8시15분 비행기입니다. 아마 이 자리에 타신 분들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것 같습니다.″
미끄러지듯 활주로를 달리던 비행기는 금세 하늘로 솟구쳐 독도로 향합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신혼여행을 제대로 못갔다는 신혼부부.
이날 비행은 잊을 수 없는 결혼 1주년 기념 여행이 되었습니다.
[김종원/대구광역시]
″결혼 1주년이 다가오는데 아내와 소중한 그리고 특별한 시간을,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신청을 했었는데 이렇게 운이 좋게 선정이 되어가지고 뜻깊은 결혼기념 선물인 것 같습니다.″
군인인 남편이 부대에 급한 일이 생겨서 같이 올 ′대타′를 고민하다 친정어머니랑 왔다는 이 주부는 덕분에 효녀가 됐습니다.
[김호희/딸]
″원래 후보자들이 많았는데 아들과 딸들은 앞으로 살 날이 더 많기 때문에 추후에 가는걸로 하고 친정어머니하고 같이 오게 되었습니다.″
[오대순/친정어머니]
(따님 잘 두셨네요?)
″아 예..너무 귀엽고 사랑스런 딸입니다.″
이륙한지 한시간 남짓 흐른 시간.
구름 밑으로 조그마한 점처럼 보이는 섬이 희미하게 나타납니다.
[기내방송]
″항공기 현재 해발 2400m로 강하를 했습니다. 현재 우측 2시 방향으로 보시면 독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독도 찾기에 나선 승객들.
″저거 아니에요? 저거, 저 밑에 저거 아니에요 밑에, 구름 밑에..″
비행기가 독도쪽으로 근접하며 선회비행을 하자 우리 국토의 최동단, 통일 한반도의 등대가 독도가 선명하게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선착장과 등대같은 시설물들이 있는 동도, 동도보다 조금 더 큰 서도, 그 밖에 89개의 부속 도서로 이뤄졌는데요.
남북한이 이미 하나가 돼 있는 광활한 동해바다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우리땅.
그 장엄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에 승객들은 탄성을 자아낼 수 밖에 없습니다.
[황재민/경북 경산]
″저희가 배타고 들어가서 볼때는 많이 힘들었거든요. 울릉도에서 가서.. 땅을 밟았을때 뭔가 뭉클한게 있었는데 비행기에서 타서 보니까 또 더 새롭고..″
싱어송라이터로 활동중이라는 한 여성승객은 즉석 기내 연주와 독도 노래로 자신의 감흥을 맘껏 뽐냈습니다.
[이소영/울산광역시]
″울릉동 동남쪽 뱃길따라 87K(킬로미터)
외로운 섬하나 새들의 고향
그들이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땅 우리땅!″
아직 어리긴 하지만 네살배기 딸에게 독도의 모습을 꼭 한번 보여주고 싶어서 혼자 아이와 짐을 안고 대구까지 내려왔다는 주부에게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됐습니다.
[김시형/경기도 용인시]
″(아이가) 독도 보고 좀 생각하듯이 쳐다보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니까 저도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데려오길 잘 했다 싶기도 하고..″
독도 선회를 마친뒤 구름에 가린 울릉도를 거쳐 대구공항으로 돌아오는 길.
저마다 감동의 순간이 어린 인생 사진을 건지기 위해 분주했는데요.
미리 독도에서 채집해 캔에 담겨져 기념품으로 지급된 독도의 공기는 독도땅을 밟아보지는 못한 아쉬움을 위로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짧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길었던 두시간여의 비행을 마친 탑승객들은 4년뒤엔 울릉공항을 통한 독도방문을 계획해봅니다.
[이철우/경북도지사]
″(이번 행사가) 울릉공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도민들과 국민들께 알리고 외국에도 많이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한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하며 한반도의 아침을 가장 먼저 맞이해온 소중한 우리 영토.
겨레의 자주와 독립의 상징이었던 독도가 이젠 평화의 공감대로 민족을 다시 연결해주는 통일의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원해봅니다.
″코리아 파이팅!!!″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