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는 곳, 남북을 가르며 길게 놓여진 비무장지대도 바로 그런 곳이죠?
◀ 차미연 앵커 ▶
네, 분단 이후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는 이 비무장지대를 총망라한 최초의 지도가 3년 여의 노력 끝에 최근 완성됐다고 합니다.
이상현 기잡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시흥의 배곧신도시.
그 한자락에 66만 제곱미터, 2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부지가 나타납니다.
3년간 5700억원이 투입돼 지난해말 1단계 조성작업이 마무리됐다는 서울대학교의 새로운 캠퍼스.
차세대 첨단선박과 자율주행자동차를 연구 개발하는 시설, 무인이동체 연구시설, 이렇게 육해공 3개 분야의 연구단지가 차례로 문을 열었습니다.
남은 부지엔 2025년까지 산학협력-창업을 위한 여러 기업과 연구소들이 추가로 세워진다는데요.
이곳에 5년뒤 들어설 서울대병원과 함께 바이오산업까지 육성해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키우겠다는 비전입니다.
[오헌석/서울대 시흥캠퍼스본부장]
″2단계에서는 본격적으로 산학협력 생태계, 창업생태계 조성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서 기업체 투자유치하고 그 다음에 교수 학생들 창업할 수 있는 환경 만들고 그걸 통해서 또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이런 쪽으로 서울대의 새로운 역할을 한번 이 캠퍼스에서 만들어보려고 하는거죠.″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현재 이곳 서울대 시흥캠퍼스의 본부역할을 하고 있는 교육협력동 건물입니다. 이곳에 관악캠퍼스에서 전체가 이전해온 연구기관이 하나 있다는데요. 어떤 곳인지 한번 찾아가보겠습니다.″
15년전 관악캠퍼스에 설립된 이후 북한에 대한 다각적 연구를 통해 여러 대북정책 방안을 제시해왔다는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여러 학문들을 포괄한 좀더 융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미래 통일시대에 대비하겠다는 포부로 이 시흥캠퍼스에 새로 둥지를 틀었습니다.
[김병연/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북한문제가) 우리 공동체의 큰 관심이고 또 풀어야 할 숙제고..그것을 우리 서울대가 공공적 책무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종의 우리 사회의 공공재, 공공재 연구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기관이 한국의 서울대가 아닌가″
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통일부의 의뢰로 3년간 5억여원을 들여 제작해온 ′DMZ 평화지도′가 최근 완성됐습니다.
비무장지대 DMZ의 기초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남북 경계지역의 지리와 지형, 역사와 문화 등을 총망라해 웹상에서 만든 최초의 지도입니다.
[한모니까/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DMZ평화지도 연구 총괄)]
″DMZ가 가지고 있는 오랜 그 역사성들, 그리고 현재의 DMZ의 모습,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이해했을때 앞으로 DMZ의 평화지대화라는 것도 가능한게 아닐까.″
우선 DMZ 지역의 산천과 도로망, 옛 마을들을 살펴볼 수 있고, 그 지역의 역사와 남아있는 문화유산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클릭 한번으로 찾아볼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두루미같은 철새의 남북간 이동경로 등 이 지역의 동식물 생태계와 환경요소도 포함됐습니다.
일반 지도와는 달리 DMZ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작업도 이뤄졌는데요.
우선 ′고려왕조 흥망성쇠의 무대′처럼 이 지역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연결해 학습할 수 있게 했고,
[이승민/역사학 박사(DMZ평화지도 공동연구)]
″DMZ라고 하면 대개 우리의 변경지역으로 쉽게 생각을 하잖아요. 대한민국의 변경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저희가 역사성을 보다보면 삼국시대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 그리고 고려 조선까지 해서 가장 중심지, 한반도의 허리였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이러한 DMZ이야기라는 스토리와 공간들의 조합을 통해서 지도를 보면 좀더 확연히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철원제일교회처럼 지금은 사라진 근대시대의 건물들을 3D로 복원해 입체적인 상상도 가능하게 했습니다.
[김하나/건축학 박사(DMZ평화지도 공동연구)]
″현재는 사실 5동, 5개 건물에 대해서만 도면 사진이 남아있어서 복원이 가능한 건물이 5개가 있어서.. 만약에 나중에 가능하다면 더 연구를 통해서 동네 자체를 다 복원을 하면 제일 좋지 않을까..″
각 분야의 전문가 13명이 뭉쳤고, 27개 기관의 협조를 받아 모두 1만 2천여건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이 지도제작엔 세종실록지리지와 대동여지도, 일제강점기때의 지도와 정전협정 지도 등이 활용됐는데요.
이에 따라 DMZ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돼왔는지 시기별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DMZ와 한강하구, 그리고 남북의 접경지역을 아우르고 있는 이번 지도는 보완작업을 거쳐 내년초 일반에 공개될 예정인데요.
향후엔 북한의 모든 지역을 포함시킨 ′한반도 평화지도′를 완성해보는게 연구진의 꿈입니다.
[한모니까/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DMZ평화지도 연구 총괄)]
″우리는 최대한 많이 담았지만 북한이 또 할 수 있는 작업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같이 이걸 완성하자고 제안하기를..″
가까이 있어도 들어갈 수 없고, 알고 싶어도 그러기 힘들었던 미지의 땅 DMZ.
화면상이긴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클릭 한번으로 찾아갈 수 있는 지역, 친숙한 이웃마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