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잠행 깬 김정은 혁명성지 공개시찰

입력 | 2021-11-20 07:27   수정 | 2021-11-20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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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한달 넘게 모습을 보이지 않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긴 잠행을 깨고 공개활동에 나섰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꽤 오랜 기간 공개활동이 없어서 한때 신변이상설부터 여러 추측이 나돌기도 했었죠?

◀ 김필국 앵커 ▶

네, 김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낸 곳은 북한이 혁명 성지라고 중요시하는 삼지연시 건설 현장이었다는데요.

오늘은 먼저 이 소식부터 짚어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박철현 기자, 김위원장 모습이 오랜만에 공개됐는데요.

눈에 띄는 점이 있나요?

◀ 기자 ▶

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6일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시 건설 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했는데요.

◀ 리포트 ▶

[조선중앙TV/11월 16일 보도]
″총비서 동지께서는 삼지연시 건설은 지방인민들을 문명한 물질문화 생활에로 도약시키기 위한 새로운 혁명의 출발점으로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전 마지막 공개 활동이 지난달 12일 국방전람회였으니까 34일 간의 잠행을 깨고 모습을 드러낸 겁니다.

김위원장은 최근 몇달 살이 빠진 모습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았었는데, 이번 모습은 20여 kg을 감량한 상태로 추정되는 한달여 전 모습과 별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이번 잠행기간은 꽤 길었습니다.

◀ 기자 ▶

올해 들어서는 가장 길었고요.

김위원장 집권 후 10년을 통틀어서도 두 번째로 긴 기간이었습니다.

김위원장은 지난 2014년 39일 동안 공개활동을 하지 않다가 지팡이를 짚고 나타난 적이 있었는데요.

이후 김위원장이 한동안 공개행보를 하지 않을 때마다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김위원장은 이번 삼지연시 방문에서 검은색 가죽 롱코트 차림으로 간부들을 대동해 공사현장 이곳 저곳을 둘러봤는데요.

전문가들은 건강상의 문제는 특별히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긴 잠행을 깨는 공개활동 장소로 삼지연시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 기자 ▶

삼지연은 이른바 백두혈통을 상징한다는 혁명 성지로, 3단계 건설 사업을 김정은 위원장이 구상에서부터 계획 시공까지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올해 말 최종적인 완공을 앞두고 인민 생활분야의 성과로 선전하려는 거란 분석이 제기됩니다.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자력번영, 자력부강해나가려는 우리 국가의 철석같은 의지와 자신심, 자립적 발전가능성이 실증되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은 요즘 건설 분야, 특히 살림집에 대한 관심이 꽤 높은 것 같습니다.

◀ 기자 ▶

올해 김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는 정치 분야가 가장 많았고요.

경제 분야는 총 6번이었는데 삼지연시 방문을 포함해 4번이 건설사업 관련 내용이었습니다.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인 만큼 눈에 띄는 성과로 보여줄 수 있는 건설 분야를 강조하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김필국 앵커 ▶

네, 다른 소식도 알아볼까요?

북한엔 어버이 날이 따로 없는데 지난 2012년 어머니 날을 새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며칠 전 11월 16일이 10번 째 맞는 어머니 날이었다는데요.

분위기는 어땠나요?

◀ 기자 ▶

어머니 날 닷새 쯤 전부터 북한 방송에선 날마다 어머니 날 관련 보도를 집중적으로 방영했는데요.

◀ 리포트 ▶

카네이션이나 장미 같은 선물을 사려는 이들로 꽃가게가 북적이고,

[리혜련/대신꽃상점 책임자]
″사랑과 열정이 담긴 이 장미를 요구하는 손님도 있고, 또 사회에 자식들을 훌륭히 내세운 우리 어머니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담은 카네이션을 요구하는 손님도 있습니다.″

사진관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들의 명절인데 어머니를 활짝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방송에선 아이를 많이 낳은 이른바 모성영웅 사례를 소개하며 출산을 독려하기도 합니다.

″강동군의 박은정 여성이 열번째 자식을 낳았다는 소식이 보도로 전해져 만사람(모든 사람)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박은정/모성영웅]
″자식 한 명 한 명을 낳을수록 당의 사랑과 배려가 커만 가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지금 화면에 보이는 건 북한의 유도영웅으로 불리던 계순희 아닌가요?

◀ 기자 ▶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북한 유도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겼던 계순희 선수인데요.

역시 유도선수 출신의 남편과 결혼해 낳은 5살 난 딸에게 유도를 가르치는 모습도 이번에 어머니 날 특집 프로그램에 방영됐습니다.

[계순희]
″난 우리 (딸) 슬기가 걸음마를 뗄 때부터 유술장으로 자주 데리고 다녔습니다. 3살부터는 선수들과 같이 뛰놀고 동작도 곧잘 흉내냈습니다.″

[김슬기/계순희의 딸]
″어머니가 받은 금메달보다 더 많은 금메달을 금메달을 받는 체육무술가가 된 내 모습을 (꿈에서) 보곤 합니다.″

이 밖에 각 분야에서 활약하며 아이를 기르는 다른 어머니들도 특집물을 통해 소개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에선 왜 11월 16일이 어머니 날인 건가요?

◀ 기자 ▶

김일성 주석이 처음으로 어머니 대회를 소집해 연설을 했던 게 1961년 11월 16일이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인 지난 2012년,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날을 어머니 날로 제정했습니다.

북한은 어머니의 희생과 인내를 부각하며 당에 대한 충성을 독려하기도 하는데요.

노동신문은 올해도 어머니라는 말에는 천만고생을 낙으로 여기며 사랑을 바치는 여성에 대한 존중이 담겼다며 여성의 헌신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이 3대 혁명 선구자 대회를 열었다는 소식도 있던데요?

◀ 기자 ▶

3대혁명 선구자대회는 사상, 기술, 문화혁명을 뜻하는 3대혁명 기여자를 불러 격려하는 행사인데요.

1986년 처음 개최한 이후 대략 10년 주기로 열었는데요.

이번엔 지난 2015년 이후 6년 만에 개최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위원장 집권 후론 두번째 열리는 대회로군요.

◀ 기자 ▶

네, 김위원장은 행사에 참석하진 않고 서한을 보내 각 분야 혁신을 강조했는데요.

3대혁명 붉은기 쟁취 운동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러저러한 조건을 내세워 참가하지 않는 단위도 있다며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서한/조선중앙TV]
″3대혁명소조사업 실태를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하고 불합리한 요소들을 빠짐없이 찾아 적실한 개선 대책을 강구하여야 하겠습니다.″

상벌 관계가 명백해야 한다, 각 도와 시군에 책임을 묻고 역할을 높일 것도 당부했습니다.

올해가 김위원장의 집권 10주년이기도 한만큼 결속을 다지고 성과를 독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박철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