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입구엔 용맹스런 모습의 호랑이 조각상이, 담벼락엔 귀여운 호랑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옛날 호랑이가 민가에 내려오면 진돗개가 도망가도록 만들었다는 개구멍의 흔적을 볼 수 있었던 한 집에선 1920년대, 100년전 얘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환산/진도 호구마을 주민]
″할머니가 여름에 마루에 누워서 있는데 발을 자꾸 건드렸는데 개가 그러는줄 알고 하지마라 하지마라 했는데 (호랑이가) 물어버리고 도망갔어요. 발가락이 이렇게 올라가바렸어. 그래서 친할머니를 호랑이도 못 물어가는 여자라고 그러면서 웃었대요.″
백두산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진도까지 내려갔던 범, 한국호랑이.
[김신욱/사진작가]
″제가 호랑이였어도 진도가 참 살기에 괜찮았을것 같아요. 호랑이가 한반도 전역을 오가면서 살았지만 진도가 따뜻하고 상대적으로 완만하고 잘은 모르지만 먹을 것도 풍부했을 것 같고″
한민족의 표상, 백두산 호랑이의 흔적은 한 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한반도를 관통한 국토의 끝자락에서 그렇게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