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기가 끝나야 전해 드립니다" 북한식 스포츠중계

입력 | 2022-02-12 07:47   수정 | 2022-02-1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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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베이징 겨울 올림픽이 한창이죠. 편파 판정으로 국민적인 분노가 일었다가 투혼으로 기어이 이겨내는 선수들 보면서 감동을 받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북한의 겨울 스포츠와 중계방송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성문정/김주성 ▶

안녕하세요?

◀ 차미연 앵커 ▶

김주성 씨는 북한에서 배구선수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선수 생활 얼마나 하신 거예요?

◀ 김주성 ▶

아마도 남들보다 키가 큰 탓인지 중학교 때부터 배구를 하기 시작했고요. 북한은 여러 가지 동원이 많지 않습니까? 농촌에도 가야 되고 또 일하러도 가야 되고. 연습을 한다 핑계대고 거기 안 가도 되고 그런 특혜가 있으니까 거기 가기 시작해서 그다음에 체육 선생님 하다가 이런 식으로 해서 거의 한 20년 정도를 한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겨울 스포츠도 혹시 하신 적 있나요?

◀ 김주성 ▶

추위를 많이 타가지고 겨울 스포츠는 웬만하면 안 하는 편이죠.

◀ 김필국 앵커 ▶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은 이번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 불참을 했잖아요.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 김주성 ▶

일단 코로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체육 경기하게 되면 접촉할 수 있는 인원도 대다수기 때문에 갔다 온 다음을 고려해서 불참을 시키지 않았을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성문정 ▶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도 불참을 했었습니다. IOC가 도쿄올림픽 불참에 대한 책임을 물어서 올해 말까지 북한이 모든 IOC가 주관하는 대회 불참하게끔 그렇게 징계를 내린 결과이기도 합니다. 각종 제재도 큰 몫을 할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 실질적으로 우리는 일상적으로 구입해서 쓸 수 있는 각종 스키라든지 장비들이 국제 사회가 제재하는 제재 용품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시설들과 장비들을 구입할 수 없어서 대회에 참여하지 못했지 않았느냐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 차미연 앵커 ▶

베이징올림픽 개막하고 또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4년 전 평창올림픽이 기억이 많이 나더라고요.

◀ 김필국 앵커 ▶

맞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남북 선수단이 함께했던 좋은 기억들이 있는데요.

◀ 김필국 앵커 ▶

그러게 말입니다. 이번에 쇼트트랙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편파 판정이 나오면서 더욱더 화제가 되고 있는 북한 선수가 있는데요. 영상으로 만나보시죠. 네 평창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남자 500m 예선에 우리나라 황대헌 선수와 함께 북한 정광범 선수가 출전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북한 선수가 넘어지면서 팔로 일본 선수를 넘어뜨리려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 김필국 앵커 ▶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도 자리 싸움을 하다 넘어지고 한데 뭉쳐 있던 일본과 미국 선수 속도가 느려지죠. 물론 이게 아니어도 황대헌 선수가 이겼겠지만 남북한 역시 우리는 같은 민족이다 당시 그런 누리꾼들 반응이 많았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이 이번 겨울 올림픽에 나왔더라면 저 정광범 선수가 뛰는 상황을 볼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 김필국 앵커 ▶

그리고 당시는 열일곱 살인가 나이도 어렸다는데 지금은 기량도 훨씬 향상이 됐을 텐데요. 좀 아쉽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쇼트트랙을 다른 이름으로 부르죠?

◀ 김주성 ▶

그렇죠. 짧은주로속도빙상. 짧은주로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럼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단일팀의 감동을 줬던 아이스하키 북한에서는 뭐라고 부릅니까?

◀ 김주성 ▶

호케이라고 합니다.

◀ 성문정 ▶

가끔 가다 북한의 중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많이 웃기도 하는 그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모든 규칙뿐만 아니라 종목명까지도 한글화해서 사용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무분별한 외래어보다는 한글에 맞는 규칙이라든지 용어를 바꿨으면 좋겠다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면 앞으로 통일 이후에 용어 통일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겠나 그런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북한은 산악 지형도 많고요. 겨울 스포츠에 되게 유리한 자연환경이다, 생각이 드는데 실제 북한의 겨울 스포츠 경기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 성문정 ▶

동계스포츠 종목 같은 경우에 장비 같은 경우는 스포츠 과학의 결정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 부분에 대단한 투자를 통해서 많은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왔는데 북한 같은 경우는 사실 그런 수준의 스포츠 과학기술이 발달해 있지도 못합니다. 장비라도 수입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재를 했었습니다만 이것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던 그런 과거의 경력도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렇군요. 시설은 어떤가요? 선수 생활하셨으니까 잘 아실 것 같은데요.

◀ 김주성 ▶

일단 열악하죠. 일단은 체육관을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지붕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벽은 세울 수 있는데 선수단들이 각 도마다 다 있는데 양강도나 함경북도에는 아이스하키팀이 있고요. 그 다음에 스키팀이 있는 거죠. 눈이 오니까. 강이 얼면 두만강이든 압록강이든 탈 수 있겠죠.

◀ 차미연 앵커 ▶

강에서

◀ 김주성 ▶

강에서 할 수 있겠죠. 탈북할지도 모르지만. 양강도 같은 경우는요. 체육단 마당. 다시 말해서 축구장. 눈이 많이 오지 않습니까? 거기다가 그거를 선수들이 동원돼서 다진대요 눈을. 속성으로 만든 아이스링크가 다행히도 3월까지는 간다는 거죠. 그런 이야기도 들었어요. 그렇게 시설도 열악한 거죠.

◀ 김필국 앵커 ▶

1995년에 겨울 아시안게임이 원래 백두산 근처 삼지연에서 열릴 예정이었다가 북한이 개최권을 반납했었잖아요.

◀ 성문정 ▶

우리나라 같은 선수들도 사실 삼지연에서 전지 훈련 해봤으면 하는 그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설이 워낙 지형적으로 좋아서 그런 측면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당시에는 우리나라 선수단 참가할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만 결과론적으로 개최권을 반납하면서 가지 못한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 아쉬움이 2022년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바로 삼지연 스키장입니다. 매년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비롯해서 전국 스키선수권대회든 각종 대회가 열립니다.

◀ 차미연 앵커 ▶

뿐만 아니라 아이스하키나 스피드 스케이팅 같은 빙상 경기를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고 합니다. 이곳은 마식령 스키장이네요. 평창올림픽 당시에 남한과 북한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여기서 공동 훈련을 했었죠.

◀ 김필국 앵커 ▶

또 여기는 평양 빙상관인데요.

◀ 성문정 ▶

북한의 대표적인 상징 건물이기도 한데 81년도 개관된 이후에 20여 년 동안 5천 회 이상 정도의 대회가 열렸을 만큼 북한의 상징적인 동계스포츠의 거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필국 앵커 ▶

그런데 또 스포츠의 재미 하면 중계방송 빼놓을 수 없잖아요. 그런데 북한에서도 겨울 올림픽을 6일째부터 녹화 중계를 하고 있는데요. 직접 보시죠.

◀ 차미연 앵커 ▶

보니까 정말 짧은 주로 속도 빙상 이렇게 써 있네요. 쇼트트랙인이라고 하셨죠. 이어 지치기는 계주겠죠. 알 것 같아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 시간에는 제24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중에서 은주로속도빙상 경기를 보시겠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보니까 정말 짧은주로속도빙상 이라고 되어있네요? 쇼트트랙이라고 하셨죠? 이어지치기는 계주겠죠? 알 것 같아요.

◀ 성문정 ▶

북한의 중계방송의 특징은 대회가 다 끝난 다음에 좋은 화면을 골라서 하는 것들이 특징입니다. 그렇다 보니까 도쿄올림픽도 끝난 다음에 실시를 했었었는데 이번에는 대회 기간 중에 했다는 게 좀 특이한 현상 중에 하나입니다. 가까운 중국에서 하기 때문에 송출 조건이 좋아서 그랬지 않았는가. 그리고 협력 국가인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서 대회 중에 우선 중계를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도 한번 해봅니다.

″선수들이 결승선을 가까이 하고 있습니다. 예, 경기가 끝났습니다.″
″중국팀이 결승선에 먼저 들어섰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전반적으로 말이 많지 않고 좀 차분한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보면 북한은 이 생중계를 극도로 안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 성문정 ▶

어느 나라든지 직접 생중계를 안 하고 싶겠습니까? 도로 여건이라든지 각종 송출 조건이라든지 이런 조건들이 굉장히 열악합니다. 그리고 생중계를 하려고 그러면 그와 관련된 중계권을 납부를 해야 되는데 이게 또 만만치 않습니다. 결과론적으로는 생중계를 못 하고 며칠 지난 다음에 녹화 중계하는 식으로 대부분의 중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주성 ▶

2002년이죠. 아주 역사적인 대한민국 월드컵, 월드컵 때인데 그때 남북 접견 지역은요. 워낙에 대한민국 방송 출력이 강해지기 시작을 하니까 직접 시청이 가능하게 됐어요

◀ 차미연 앵커 ▶

보셨어요?

◀ 김주성 ▶

봤죠. 조선중앙텔레비전이 아니라 MBC라고 봅시다. MBC를 통해서 중계방송을 본 거죠.

◀ 차미연 앵커 ▶

그때 어떠셨어요? 볼 때?

◀ 김주성 ▶

그런데 워낙에 저는 88 때부터 봤기 때문에 기다리죠 그날을.

◀ 김필국 앵커 ▶

궁금한 게요. 그러면 북한에서 그렇게 몰래 남한 방송을 봤는데 만약에 남한하고 일본이나 중국이 시합을 한다. 북한 주민들은 어디를 응원합니까?

◀ 김주성 ▶

남한이죠. 남한이죠. 이미 전에 뭐죠. 탁구팀도 했었고 그러니까 주민 동포 동포 간에 그 애정은 못 끊어요. 그런데 웃긴 게 뭐냐 하면 어떤 현상이 있었냐면 우리는 생중계로 봤기 때문에 경기 성적을 알고 있잖아요. 그다음에 며칠 후에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에서 그거를 녹화 중계를 합니다. 그러면 북한 주민들은 와 누가 이길까 누가 이길까 하는데 우리는 알고 있잖아요. 그렇게 사람들이 여러 사람들이 집체적으로 시청을 하는 데서 서로 마주 보면서 히쭉 웃는 거는 너도 봤구나 나도 봤구나 이렇게 되는 거죠.

◀ 김필국 앵커 ▶

어쨌든 생중계를 잘하지 않는 북한이 특이하게 생중계를 한 적이 있습니다. 바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인데요. 당시 분위기 볼까요? 저도 기억나는데요. 당시 예선에서 브라질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뒤에 자신감을 드러냈었죠.

″우리 팀은 첫 경기에서 브라질 팀과 맞닥뜨려서 세계 축구의 신화를 창조한 팀이라는 이런 찬사도 들었는데요.″

◀ 차미연 앵커 ▶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전혀 달랐죠. 7대 0으로 대패했었잖아요.

″다시 또 포르투갈 팀에서 득점입니다.″

◀ 김필국 앵커 ▶

결국 북한방송은 생중계를 서둘러 마쳤습니다.

◀ 김주성 ▶

이런 실수 때문에 생중계를 안 하는 거죠. 북에서는 경기 성적 여하에 따라서 정치적으로 분석을 하기 때문에 우리처럼 이기든 지든 리얼리티를 살려야 되는데 북한은 그게 안 되니까.

◀ 김필국 앵커 ▶

국제 대회를 중계하려면 중계권료도 지불해야 되잖아요.

◀ 성문정 ▶

일반적으로 했던 얘기가 해적 방송 아니냐 이렇게까지 의심을 갖고 있던 때있다었습니다. 북한 같은 경우는 직접 중계권을 구입하기가 쉽지가 않아서 쉽지 않아서 아시아태평양방송협회라든지 아니면 우리나라라든지 아니면 유럽의 선진 국가들이 저개발국가에 대한 지원 원조 차원에서 그런 경우들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올해는 월드컵 있죠, 또 아시안게임 있죠. 그래서 정말 우리는 스포츠에 이번에 아주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언제쯤 북한 선수들 모습 기대할 수 있을까요?

◀ 김주성 ▶

남북한 선수들이 어떤 경기가 됐든 만남 자체가 되게 의미가 깊더라고요. 지든 이기든. 유일팀을 하든 남북 선수들끼리 화기애애한 그런 분위기를 볼 수 있는 날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뿐입니다.

◀ 성문정 ▶

아시안게임이 9월달에 중국에서 이루어집니다. 물론 북한이 불참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중국과 북한은 특수 관계지 않습니까? 협력 국가이기 때문에 아마 이번 동계올림픽에서도 러시아가 제재를 받았지만 출전 선수 단위로는 출전할 수 있었듯이 항저우아시안게임 정도에서는 북한도 출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반드시 출전을 해서 우리가 2018년도에 단일팀도 구성을 했었고 또 아시안게임 나가서도 같이 금메달도 땄었거든요. 그런 경기가 다시 재연됐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겨울 스포츠와 국제 경기 중계에 대해서 알아봤는데요. 남과 북이 다시 같은 무대에서 뛸 날을 기대해 봅니다.

◀ 김필국 앵커 ▶

이제 북한 선수들이 화면에 나오면 더 유심히 볼 것 같아요.

◀ 차미연 앵커 ▶

그렇죠.

◀ 김필국 앵커 ▶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