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토종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백두산 호랑이가 포효하는 이 곳을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해발 천미터가 넘는 높은 산들이 쉴새없이 이어져 있는 백두대간.
그 산들을 넘다보면 이런 고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우리나라에서 연중 최저기온 일수가 가장 많다는 곳에 수목원 하나가 들어서 있습니다.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온난화 기후에 취약한 고산식물을 보전하고 백두대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2200억원을 투입해 4년전 문을 연 곳입니다.
[허재균/국립백두대간수목원 고객서비스실장]
″한반도의 중심지역인 백두대간과 고산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저희가 연구하고 보존하기 위해서 그것들을 식재하고 일반관람객들에게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두 4천 종류에 달하는 우리나라 자생식물과 희귀식물, 그리고 특산식물 573만본이 식재되어 있고, 시드볼트라 불리는 세계 유일의 야생식물종자 영구저장 시설까지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설치돼 있는 거대한 수목원.
[이상현 기자/통일전망대]
″이곳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총 면적이 5천ha, 1500만평에 달하는데요. 전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선 최대규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워낙 큰 규모라 수목원을 둘러볼 수 있는 트램까지 마련돼 있었는데요.
초입에선 샛노란 네군도단풍나무와 빛을 뿜는 봄꽃, 미나리아재비가 환하게 상춘객들을 맞이합니다.
높은 산에서만 자란다는 백두대간의 대표적 고산식물 만병초.
세계에서 유일하게 백두대간, 특히 북한지역을 중심으로 자생한다는 금강초롱.
둥근 부채모양을 닮았다 해서 이름붙여진 또하나의 백두대간 특산식물 미선나무.
북한의 보호종이라는 백두산떡쑥과 하늘매발톱.
이런 고산식물들은 기온을 낮게 유지해주는게 필수적이라는데요.
이를 위해 땅 위뿐만 아니라 땅 밑에까지 바위와 돌들이 수없이 조성돼 있다고 합니다.
[오용선/국립백두대간수목원 해설사]
″바위 틈 사이로 공기가 흐르면서 찬 기운을 형성하거든요. 그걸 풍혈작용이라고 하는데 그 풍혈작용을 일으킬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저희가 조성을 한겁니다. 그래서 주변 온도, 기온을 낮춰주는거죠.″
세계 최대의 고산식물 보전시설, 알파인하우스라는 이름의 냉실까지 갖추고 있던 백두대간수목원.
그 수목원 한켠에 관람객들이 유독 몰리는 시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널찍한 자연과 함께한 호랑이숲.
한반도의 생태축, 백두대간의 상징성을 높이고 자연친화적 환경으로 백두산호랑이의 야생성과 종 보전을 위해 조성된 곳입니다.
[민경록/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사육사]
″(호랑이숲이) 축구장 4개에서 5개 정도 크기로 구성이 돼있다보니까 기존에 동물원에서 보신 한정된 공간에서 활동하던 호랑이들보다는 좀더 건강하고 자연친화적으로 이렇게 저희가 제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호랑이)들이 스트레스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좀더 덜 받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