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상현

3년 만에 밖으로 나온 '통일댄스' 경연

입력 | 2022-06-18 07:53   수정 | 2022-06-25 14:47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김필국 앵커 ▶

예향의 도시, 전북 전주에서는 해마다 특별한 댄스 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통일을 주제로 펼치는 청소년 댄스 경연대회인데요, 올해 벌써 9회 째 대회가 열렸다네요.

◀ 김필국 앵커 ▶

지난 2년 간은 코로나 19 때문에 온라인 대회로 치러야했는데요, 이번 대회는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야외 무대에서 춤판이 벌어지고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도 이어졌다는데요, 그 현장 이상현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 리포트 ▶

엔데믹을 맞은 전북 전주의 한옥마을.

빼곡한 한옥들 틈 사이로 한복 차림의 수많은 시민들이 모처럼 마스크을 벗고 초여름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는데요.

그 한옥마을로 들려오던 흥겨운 가락소리를 따라가봤습니다.

한옥마을 옆에 자리잡은 옛 전주읍성의 남문, 풍남문.

″여러분들 안녕하세요~!″

그 풍남문 광장에 설치된 야외무대에서 젊은이들이 국악 등의 멜로디에 맞춰 열정 넘치는 춤 대결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전국 청소년 통일댄스 퍼포먼스 대회의 사전 행사, 댄스 배틀이 열리고 있던건데요.

[김성민/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주시협의회 청년위원장]
″청소년들에게 통일과 평화, 이런 문제들이 멀리 있는게 아니라 저희가 이렇게 함께 즐기면 할 수 있다라는 그런 취지로 준비를 가장 많이 했습니다.″

현장에서 처음 만난 청소년들이 무작위로 두명씩 한 팀을 이뤄 토너먼트식으로 춤대결을 벌이는 것으로, 만난지 반나절만에 말그대로 ′절친′ 한명씩이 생겼습니다.

[2:2 댄스배틀 우승팀댄스배틀 우승팀/ 양승수(경기 성남), 박서현(충북 청주)]
(어떻게 처음 만났는데 합이 잘 맞아요?) ″저희가 쉬는 시간에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한번 보여주면 안되요? 어떻게 하는 거에요?) ″팝핀이라는 장르인데 근육을 튕겨서..″

사전행사 댄스배틀이 끝나고 어둑어둑해지던 저녁 시간.

잠시후 이곳 전주 풍남문 광장에선 통일을 주제로 한 9번째 청소년 댄스대회가 펼져집니다.

코로나19로 3년만에 열리는 야외무대라 열기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데요.

그럼 지금부터 함께 관람해보시죠.

광장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몰려든 시민들과 한옥마을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유창희/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주시협의회장]
″이제 코로나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적절한 시기에 평화통일과 관련된 청소년 통일 퍼포먼스 대회를 열게 돼서 더욱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대회의 막이 오르고, 동영상 예선을 통과한 12팀의 결선공연이 드디어 시작됩니다.

무대에 오른 첫번째 출전팀은 현대무용을 전공하는 20대 대학생 10명이 뭉쳐 혼자보다는 우리가 더 위대하다는 의미를 춤사위에 녹여내봤고요.

11명의 대학생팀은 우리의 민요가락에 맞춘 전통무용으로 민족의 아픔과 화해를 표현했습니다.

″이 팀은 평균 연령대가 어떻게 되나요?″

″16.5살요..″

평균나이 16.5세라는 이 청소년팀은 마치 로봇같은 절도있는 춤선으로 젼쟁중인 우크라이나의 아픔을 표현하며 평화의 중요성을 역설했고요.

도복을 입고 나온 경남 김해의 여고생 4인조팀은 직접 태권도 동작을 응용해 만든 다채로운 안무로 발랄한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태권!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이산가족의 애환을 다룬 팀들이 많았습니다.

흥남철수로 헤어진 한 가족사를 다룬 영화, 국제시장으로 시작된 이 작품은 남북의 국기를 접목시킨 의상과 딱딱 들어맞는 칼군무로 결국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했고요.

[전사라/대전광역시]
″짱 멋있어요 진짜, 너무 딱딱 맞는 칼군무도 멋있고 노래도 잘 선택한 것 같고..″

친구들끼리 뭉쳤다는 여고생 3인조팀은 6.25전쟁 당시 영상과 의상으로 시작하더니,

″속보입니다. 2025년 6월 25일 현 시간부로 전쟁과 오랜 휴전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통일후 75년만의 이산가족 상봉을 지금 바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통일후 이산가족의 해후를 그리는 서사적 연출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유주영/트루덥]
″이산가족의 슬픔을 이야기하고 나서 그 다음에 통일이 된 후에 그 상황을 생각하면서 그 행복함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전쟁때, 평온했던 한 시골마을의 이야기를 다뤘던 영화, 웰컴투동막골도 등장합니다.

″뱀이 깨물면 마이 아파..″

영화내용을 패러디해 마치 한편의 뮤지컬처럼 만들어진 이 작품은 스트릿댄스의 한 장르, 락킹 하나로 통일감과 동시에 다양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고, 결국 대상까지 거머쥐었습니다.

[정윤아/NON-STOP]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런 마음을 싹 다 치유해주는 상을 받은 것 같아서 다들 너무 기뻐하고 행복한 마음밖에 지금 없는 것 같습니다.″

심사위원을 맡았던 유명 댄서들도 어린 학생들의 넘치는 끼와 창의적으로 표현된 생각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혜빈(PEANUT)/심사위원(댄서)]
″음악에 잘 어울리고 어떤걸 전달하시려고 하는지 그게 분명하다면 마음으로 전달이 된다면 그게 최고의 퍼포먼스이지 않나 싶습니다.″

북한과 관련된 퀴즈시간도 가져가며 오랜만에 시민들과 호흡해본 통일댄스대회.

″북한의 국보 1호는 무엇일까요?″

″평양성, 정답입니다!″

하나를 향한 청소년들의 춤으로 모두가 하나되며 한옥마을의 초여름밤은 그렇게 깊어져 갔습니다.

통일전망대 이상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