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김윤미

"아시안게임 선수 등록" 북한 국경 여나?

입력 | 2023-05-20 07:37   수정 | 2023-05-2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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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국 앵커 ▶

코로나 발생 3년 4개월 만에 국제보건기구가 얼마 전 코로나 종식을 선언했죠?

사실 세계는 코로나를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을 유지한 지 오래됐지만 북한만 홀로 고강도 방역과 봉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그런데 북한이 올가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참가한다는데요.

북한도 이제 봉쇄를 풀고 세상으로 나온다는 신호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엔데믹 시대 북한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김윤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아이들을 태운 손수레를 밀며 두만강 철교를 건너는 사람들.

2년 전, 코로나 봉쇄로 옷과 신발은 물론 의약품도 구할 수 없던 러시아 외교관들이 본국으로 탈출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평양에서 34시간 동안 기차와 버스를 타고 가까스로 국경까지 왔지만 항공편도, 기차 운행도 모두 봉쇄돼 결국, 수레를 밀고 철교 위를 걸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0년 7월에는 남한에서 북으로 되돌아간 탈북자 한 명 때문에 개성시 전체를 이중 삼중으로 완전 봉쇄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0년 7월 26일]
″악성 비루스 감염자로 의진(의심)할 수 있는 석연치 않은 결과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 1차적으로 그를 철저히 격리시키고‥″

북한의 코로나 방역은 이렇게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코로나 19에 대한 전 세계적인 보건 비상사태가 종료되었음을 큰 희망을 품고 선언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달 초 3년 4개월 만에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팬데믹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역시 국경을 개방하고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지 오래입니다.

우리를 포함해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

북한도 아주 미세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약 200명의 선수와 코치, 임원 등 선수단을 등록했습니다.

유명한 북한의 여성 응원단도 참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성문정/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
″′우리(북한)는 아무리 제재를 해도 이런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명분 쌓기 한 방법일 수 있죠 중국에서 하기 때문에 더 욕심 가질 수도 있고요.″

북한은 지난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 징계를 받고도 2022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선수를 파견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이번 아시안게임에 나온다면 3년 4개월 만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 나서는 겁니다.

주요 외화벌이 산업인 ′관광′도 재개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 여행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북한 관광 상품 광고.

평양과 개성, 판문점을 방문하는 5일짜리 여행입니다.

[북한 관광 판매 여행사 직원]
″6월 10일부터는 가능하다고 얘기했어요. 사전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부에서 얘기했나요? 랴오닝성에서 얘기했나요?> 여행국에서 통보받았습니다.″

북한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는지, 예고한 날짜에 실제 관광이 이뤄질지는 확실치 않지만 관광 재개 소문은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관광 개방을 위한 준비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중국과의 협의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그럽니다 그러니까 준비는 하고 있는데, 국경 개방이 항상 문제가 되기 때문에 관광도 지체가 되고 있는 거죠.“

대북제재에 코로나 봉쇄까지 겹쳐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국경의 빗장을 풀고 교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중국과의 열차 화물운송을 재개했고, 11월에는 러시아와의 철도 화물 운행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사들인 올해 1~3월 합산 수입액은 4억 3천8백만 달러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입액의 96%까지 올라왔습니다.

부족한 쌀과 비료 수입이 대부분입니다.

생활필수품과 공업용 원자재를 수입하고, 수출까지 하려면 철도 외에 도로 왕래를 더 확대해야 합니다.

[양문수/북한대학원대 교수]
″(북한이) 지금 별로 느긋한 상황이 아니에요. 대표적인 게 설탕하고 밀가루 같은 건데 작년에 많이 안 들어와서 가격이 오르고 난리났거든요. 그런 것들도 아직 충분히 못 들어왔다는 이야기가 되죠. 위드 코로나는 한 절반 정도만 달성된 거죠.″

물자 왕래는 제한적으로 재개됐지만 아직 사람은 국경을 오가기 힘듭니다.

왕야진 북한주재 중국대사가 임명된 지 2년이 넘은 지난 3월에야 간신히 북한에 들어갔을 뿐 다른 외국인들이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도 항공기나 여객선을 운항한다는 계획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 재유행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TV/5월 18일]
″5월에 들어 세계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종식 선언이 무색하게 북한 방송은 꼼꼼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주민의 모습과, 세계 각국이 아직 코로나로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를 전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5월 18일]
″남조선에서도 지난 4월 중순까지만 해도 1만 5천여 명이었던 하루 감염자 수가 5월에 들어와 2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말 중국이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뒤 한 때 극심한 혼란을 겪었던 사례를 본 북한으로서는 관광 등 국경개방과 인적왕래를 본격 허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북한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자 건국이래 대동란이라고 부르며 김정은 위원장과 지도부의 개인상비약까지 내놓을 정도로 취약한 의료시스템을 드러냈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중국에 비해 의료 수준이 10분의 1도 안 되는 그런 수준이기 때문에 아마 상상하기 어려운 단기적인 충격이 있을 거라고 교훈을 얻었을 거라고 봅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국경봉쇄가 완전 해제될 경우,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북한으로 귀환하면서 북한의 외화벌이가 타격을 받을 거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외화벌이가 유엔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2019년 말까지 북한의 모든 노동자를 송환해야 했지만 때마침 터진 코로나 19로 이들은 계속 중국 등에 머물며 비공식적으로 외화벌이를
해왔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무기 수출도 상당히 위축됐고 전체적인 외화 수급에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죠. 그래서 지금은 이제 노동자 파견(수입이) 비중 상으로는 3위가 아니라 두 번째 정도는 되지 않을까″

세계가 코로나를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간 가운데 나홀로 방역을 고수하는 북한.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국경을 좀 더 개방하고 왕래와 교류를 늘려야 하지만 북한이 처한 복잡한 사정때문에 개방은 느리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통일전망대 김윤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