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해인

먼지 쌓인 면세점 명품 재고, 국내 시장 풀린다

입력 | 2020-04-29 15:43   수정 | 2020-04-29 15:50
국내 면세점들이 코로나19 사태로 팔지 못하고 있는 장기 재고 물품들을 국내로 들여와 팔 수 있게 됐습니다.

관세청은 오늘 면세점이 재고 면세품을 수입 통관한 뒤 국내에서 판매하는 행위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허용 대상은 6개월 이상 장기 재고 물품에 한정됩니다.

관세청의 이번 조치는 코로나 19로 인해 여행객이 급감하면서 재고 누적으로 경영난에 처한 면세업계가 면세품의 국내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3월 기준 입출국 여행객이 전년 동월 대비 93%가 줄면서 면세점들은 임대료도 내지 못할 지경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해왔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등 면세업계 ′빅 3′의 재고자산은 3조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면세 물품은 관련 규정상 국내 통관이 허용되지 않아 시중에 유통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팔리지 않은 재고는 공급사에 반품하거나 각종 할인 행사로 소화하고, 그래도 남은 제품은 ′악성 재고′가 돼 폐기됩니다.

면세점들은 특히 유행에 민감한 패션 상품은 판매 시기를 놓치면 악성 재고가 돼 폐기할 수 밖에 없다며 국내 통관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청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이 실제 국내에 유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면세업계가 재고품인 이들 물품의 가격을 어떤 수준에서 책정하고, 어떤 유통 채널에서 판매할 지 아직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면세업계 ′빅 3′가 모두 백화점과 아웃렛을 소유하고 있다보니 이를 통해 판매하는 방안 등이 얘기되고 있지만, 이들 매장에는 이미 내수용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 입점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면세업계에서는 실제 시중에서 판매가 이뤄지기까지 적어도 한 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관세청이 보도자료를 통해 질의·응답 형식으로 배포한 재고 면세품의 국내 유통과 관련한 주요 내용입니다.


- 면세점 재고 물품은 면세가격으로 판매되나

▲ 국내에서 판매될 면세점 재고 물품은 정식 수입통관 절차를 거쳐 유통되기 때문에 면세 가격이 아니다. 판매 가격은 재고 기간 등을 고려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반 국민이 면세점에서 직접 재고 물품을 살 수 있나

▲ 일반 국민이 면세점 재고 물품을 `특허보세구역`인 면세점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 국민은 수입 통관 후 일반 유통 채널에 풀린 뒤 재고 물품을 살 수 있다.

- 주로 면세점 재고 물품은 어디에서 판매되나

▲ 면세점 재고 물품은 수입통관 이후 유통업체를 통해 아웃렛 등에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과정에 따라 판매 장소는 변경될 수 있다.


- 면세점이 자사의 특수관계자(계열사 등)에 직접 판매할 수 있나

▲ 면세점 재고 물품 판매 대상 업체에 별도의 제한은 없다.


- 수입통관이 가능한 재고 물품의 조건은

▲ 면세점에 반입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난 재고 물품으로 한정된다. 품목에 대한 제한은 없다.

- 재고 물품 과세 과정에서 기간·품목별 감가상각률, 과세가격 결정 방법은

▲ 면세점 재고 물품의 감가상각률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현재 없다. 관세청은 `관세법 제30조`의 과세가격 결정 방법에 따라 거래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세가격을 정할 방침이다.

- 면세점 재고 물품의 국외 유통도 가능한가

▲ 현행 규정상 면세점 판매 물품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면세점 재고 물품의 국내외 반출은 엄격히 제한되고, 국외 반출의 경우도 물품 공급자에 대한 반품만 허용된다.

하지만 현재 면세점의 경영난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재고 물품의 수입통관 뿐 아니라 물품 공급자 외 제3자에 대한 해외 반출도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