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수한
평소 여자친구의 동의를 받고 신체 부위를 촬영했더라도 나체로 잠든 사진을 몰래 촬영했다면 성범죄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불법 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모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앞서 박 씨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4차례에 걸쳐 자신의 휴대전화로 나체로 잠들어있는 여자친구의 몸과 얼굴 등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과 2심은 박 씨가 사진을 찍기 전 여자친구로부터 동의를 받지 않은 점을 인정하면서도 ″평소 묵시적 동의 아래 많은 촬영이 있었고 두 사람의 관계를 볼 때 반대할 것을 알고도 나체 사진을 찍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피해자가 평소 사진 촬영에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박 씨에게 언제든지 자신의 신체를 촬영할 수 있도록 동의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해자가 평소 촬영한 영상을 지우라고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나체로 잠든 사이 몰래 촬영한 점에서, 박 씨 역시 피해자의 반대의사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