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강연섭

'문재인 명예훼손' 고영주 2심서 유죄…"사회적평가 저해"

입력 | 2020-08-27 13:10   수정 | 2020-08-27 13:59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고 전 이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고 전 이사장은 2013년 1월 보수 성향 시민단체 신년하례회에서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대통령을 가리켜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9월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2년 만인 2017년 9월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습니다.

앞서 1심은 고 전 이사장에게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허위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단순히 피해자가 부림사건의 변호인이었다는 적시만으로는 사회적 평가를 저해한다고 보기 어렵지만, 그 사실이 공산주의자임을 논증하는 근거로 사용되면 다르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족상잔과 이념 갈등 등에 비춰 보면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은 다른 어떤 표현보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표현″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발언 내용의 중대성과 피해자의 명예가 훼손된 결과, 우리 사회 전반에 미치는 이념 갈등상황에 비춰보면 피고인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 범위 안에서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특히 ″피해자가 공산주의자라고 볼 근거는 피고인의 논리비약 외에는 없다″라며 ″피고인은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념 갈등을 부추겼고, 이는 헌법 정신에 명백히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선고 이후 고 전 이사장은 ″사법부의 판결이라고 볼 수 없고, 청와대의 하명대로 한 것″이라며 상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