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재욱
술에 취해 성폭행을 당한 뒤, 피해자가 ″괜찮다″라고 해서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는 2014년 여고생 A양 등과 술을 마시다 술에 취한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B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원심은 A양이 성관계 뒤 ″괜찮다″고 여러 번 말한 점 등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괜찮다″고 말했다고 해서 A양이 성관계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A양이 검찰 조사에서 ″강간 피해자가 되는 것이 무서웠고 피해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점에서 당시 ″괜찮다″는 말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는 피해자의 성격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