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정인

이탄희, '사법농단' 의혹 재판에서 증언…"그동안 법원 뭐가 바뀌었나"

입력 | 2020-12-15 21:19   수정 | 2020-12-15 22:25
판사 출신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판사들의 학술대회를 막으려 압박했던 상황을 자세히 진술했습니다.

이 의원은 오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에서, ″법원행정처가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적대적이었던 것의 법적인 본질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같아 직권남용으로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은 2017년 1월 법원 내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의 기획팀장으로, 연세대와 함께 판사들의 인사 제도를 연구하는 공동학술대회를 준비했습니다.

당시 학술대회에서는 ′판사 10명 중 9명이 대법원장과 법원장에 반하는 의사표시를 할 때 보직 등에 불이익이 있을까 우려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판사 5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와 함께, 판사 사회의 경직성이 다뤄질 예정이었습니다.

이 의원은 ″학술대회를 준비하던 2017년 1월, 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던 이수진 의원이 ′행정처 높은 분께 연락이 왔는데, 대법원에서 예의주시한다, 학술대회를 안 했으면 한다′는 말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 다음달 행정처에 전보된 뒤에는 이규진 당시 대법원 양형위 상임위원이 ′기획조정실 컴퓨터에 판사들 뒷조사한 파일이 있다′고 했다″며, 이후 국제인권법연구회 관련 부당한 지시를 받아 사직서를 내게됐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습니다.

이 의원은 행정처 인사담당자 등에게 ″법원행정처의 실상이 법관 직업윤리를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하며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 의원이 사직서를 내면서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사법농단′ 의혹 수사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이 의원은 재판 끝에 소회를 밝히며, ″사직한 뒤 4년 가량이 흘렀는데, 법원이 뭐가 변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2017년 당시 피고인은 사석에서 제게 ′법원은 판사들의 것, 우린 법원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법원은 국민들의 것이고, 판사는 법원을 빌려 쓰는 것이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판사들의 윤리 수준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