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홍규
″렘데시비르, 코로나19 회복 31% 앞당겨″
현재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는 렘데시비르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경우 회복이 더 빨라진다는 임상시험 예비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소에 따르면 임상 시험에 참가한 환자 가운데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들이 위약(효과가 없는 가짜약)을 투여한 환자들보다 회복 속도가 31%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소의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주 좋은 소식이 있다″며 이같은 내용을 전했습니다.
파우치 소장은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있어 명백하고 중요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다″면서 ″이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미 식품의약국, FDA가 조만간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제약회사 임상시험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시험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는 약을 만든 제약회사가 아닌 보건당국이 직접 임상시험을 실시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번 임상시험은 지난 2월 21일부터 106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환자군과 위약을 투여한 대조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렘데시비르를 만든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 역시 자체 임상시험을 실시하고 있고, 오늘(현지시간 29일) 그 결과를 일부 공개했습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따르면, 397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각각 5일과 10일간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결과, 두 집단 모두 환자의 절반 이상이 2주 내에 퇴원했습니다.
약을 조기에 투약하면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지 10일 안에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는 62%가 회복해 퇴원한 반면, 10일 이후에 투약한 환자는 49%의 완치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길러어드사이언스의 이번 임상실험은 이른바 ′위약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 보건당국의 임상시험은 믿어도 될까?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는 이번 임상 시험에서 렘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들의 치명률은 8%, 위약을 투약한 환자들은 11.6%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영국 BBC방송은 이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직 이 정도 결과만으로는 치료 효과를 예단하기엔 이르다는 겁니다.
얼마 전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중국에서 진행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는 보고서 초안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미 보건당국이 렘데시비르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인정한 건 분명 주목할 만한 일이지만, 이번에 발표한 내용이 ′최종 결과′가 아닌 ′예비 결과′라고 적시한 만큼 앞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