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8-19 16:01 수정 | 2021-08-19 16:06
쿠팡이 ′최저가 보장′ 정책을 납품 대기업들에게도 요구하며 갑질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쿠팡은 201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LG생활건강 등 101개 납품업자에게 일시적인 할인 판매 등으로 내려간 경쟁 온라인몰의 판매 가격을 올리라고 요구했습니다. 경쟁 온라인몰이 판매가를 낮추면, 쿠팡도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최저가에 맞춰 쿠팡의 가격을 내리는 최저가 보장 매칭 가격정책′ 때문이었습니다.
납품업체들이 쿠팡의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쿠팡은 해당 상품을 제외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이같은 방식으로 쿠팡이 지속적으로 관리한 납품업체 가운데는 대기업들도 줄줄이 포함됐습니다. LG생활건강, 유한킴벌리, 매일유업, 남양유업, 쿠첸 같은 대기업들이 쿠팡에게 갑질을 당했다는 겁니다. 쿠팡은 128개 납품업자에게 자신의 최저가 매칭 가격정책에 따른 마진 손실을 보전받기 위해 213건의 광고도 요구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쿠팡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2억 9천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조홍선 공정위 유통정책관은 ″최근 제조업체의 힘이 유통업체로 넘어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대기업인 납품업체라 하더라도 그들에 대해서 온라인 유통업체에 우월적 힘이 있다고 인정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그러나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습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상 형벌 조항이 있고, 심사관도 고발을 요청했지만, 위원회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발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이번 사건은 재벌 대기업 제조업체가 쿠팡과 같은 신유통 채널을 견제하기 위해 공급가격을 차별한 것이 본질″이라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