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1-03-17 13:44 수정 | 2021-03-17 13:44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 A 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 씨는 오늘 오전 10시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을 열고 ″신상 유출을 비롯한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의 잔인한 2차 가해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A 씨는 미리 준비해 온 발언문에서 ″사실의 인정과 멀어지도록 만들었던 ′피해호소인′이란 명칭과 사건 왜곡, 당헌 개정, 극심한 2차 가해를 묵인하는 상황들은 처음부터 잘못된 일″이었다며 ″잘못한 일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인정하신다면 용서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A 씨는 이날 공개 석상을 통해 입장을 밝힌 계기에 대해 ″지금 상황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많이 묻혔다″며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날 상처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됐을 때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들어 후회가 덜한 쪽을 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으로는 2차 가해를 꼽았습니다.
A 씨는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2차 가해를 주도하고 있다″면서 ″일터에서 소명을 다해 열심히 일했던 순간이 ′피해 없음′을 증명하는 이유로 사용되는 게 유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서혜진 변호사, 피해자의 전 직장동료인 이대호 전 서울시 미디어 비서관,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권김현영 여성주의 활동가가 참석해 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