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신재웅

택배노조 김포지회 내부 SNS 대화방에 올라온 '욕설·폭언'

입력 | 2021-09-03 18:08   수정 | 2021-09-03 19:11
노조에 가입한 대리점 구성원들의 이름과 이들을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진 경기도 김포의 40대 택배대리점주 이 모 소장.

이 소장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어제(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고인에 대한 비아냥이나 조롱은 있었지만, 폭언이나 욕설 등의 내용은 없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고인에 대한 폭언·욕설은 없다″고 했는데…</strong>

하지만 MBC가 입수한 택배노조 김포지회의 최근 4개월치 SNS 단체 대화방 내용은 달랐습니다.

40여 명이 모여 있는 대화방에서 일부 강성 노조원들은 이 소장에 대해 지속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습니다.
지난 6월, 한 노조원이 ″이 소장이 쓰러져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하자 다른 조합원들은 ″나이롱 아니냐″, ″휠체어는 안 타냐″, ″드라마를 많이 봤다″는 식의 조롱을 합니다.

이어 다른 노조원들이 ″XXX끼‥ XX신이″, ″XX끼″ 등 원색적인 욕설을 쏟아냈습니다.

앞서 5월에도 소장을 지칭하면서 ″어따대고 XX신들이 들이대? 바로 X신 만들어주자″, ″이 X같은 대리점들 다 까고 XX신 만들어 주겠다″는 대화가 나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지사장·비노조원·소장 가족에게도 욕설·비하</strong>

욕설은 이 소장뿐만 아니라 지사장이나 비노조원을 향해서도 이어집니다.
지난 6월 한 노조원은 ″지사장 XXX끼 긴급회의 있다고 나오지 않음. XX끼 도망갔네″라고 썼고, 또다른 노조원은 ″피했네요 XX끼″라고 맞장구 칩니다.

비노조원들을 동물에 비유하면서 ″X쓰레기″, ″XXX끼″고 욕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일부 강성 노조원들은 이 소장의 가족을 비하하는 인신 공격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CJ 압박으로 대리점 포기했다″고 했는데…</strong>

앞서 택배노조는 기자회견에서 ″CJ대한통운의 압박으로 고인이 대리점 포기각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공문, 집회, 단톡방 등에서 고인에게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며 책임을 CJ대한통운 쪽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해당 대리점의 입찰 공고가 난 7월 12일 노조원들의 내부 대화는 이렇습니다.

″여기 계시는 노조 동지분들 때문에 장기 이쏘(이 소장)가 일단 대리점 포기를 한 상태입니다.″
″이쏘는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할 듯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는 이 대화에 대해 ″고인이 없는 (대화)방에서 고인에 대해 말한 내용을 ′고인에 대한 폭언′이라고 할 수 있냐″고 되물었습니다. 정작 저 대화에 등장한 ″노조 동지분들 때문에 대리점을 포기했다″는 내용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기자회견은 이 소장과 노조원들이 함께 있었던 대리점 내부 SNS를 조사한 내용이고, 택배노조 내부 SNS 대화방을 조사했는지 여부는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유서에서 지목된 괴롭힘의 주체들에 대해 소송이 제기하기로 한 이 소장 유족들은 해당 대화 내용도 경찰에 제출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