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양소연
지난달 헌법재판소가 ′윤창호법′을 일부 위헌 판단함에 따라 술에 취해 차를 몰다 대만인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대법원 1부는 특정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2살 김 모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 6일 술을 마신 뒤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에서 제한속도를 초과해 차를 몰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과거 두 번 음주운전으로 처벌받고도 다시 음주운전을 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질책하면서 검찰 구형량보다 무거운 징역 8년을 선고했고 2심도 같은 판단을 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5일, 음주운전 재범인 경우 더 무겁게 처벌하는 도로교통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을 내놓으면서 오늘 대법원 판단이 달라졌습니다.
헌재는 ″구 도로교통법 중 반복 음주운전자를 가중해 처벌하게 한 조항은 과잉 처벌이라 위헌″이라는 결정을 하면서 이 조항은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과거의 음주운전과 재범 음주운전 사이 시간적 제한이 없는 데다, 개별 음주운전의 죄질을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유죄가 인정됐던 김 씨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다시 재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쩡이린 씨의 친구들은 ″대만은 최근 음주운전 단절을 위해 더 강력한 처벌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은 역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국가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