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World Now_영상] "소녀들을 돌려줘"…납치 무법지대 나이지리아

입력 | 2021-03-02 17:28   수정 | 2021-03-0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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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겁을 먹은 듯한 큰 눈망울의 어린 여학생 수백 명이 회의실 가득 앉아 있습니다.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가 막 풀려난 겁니다.

지난달 26일 새벽 1시쯤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북서부 잠파라주에서 총을 든 괴한들이 여학교를 습격했습니다.

기숙사에서 잠을 자던 학생들을 깨워 무려 279명이나 납치했고, 주정부를 상대로 몸값을 요구해 왔습니다.

사건이 알려지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에서 이들의 무사귀환을 비는 삼종기도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여학생들은 납치 사흘 만에 무사히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2014년에도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북부의 한 기숙학교에서 여학생 3백여 명을 납치해 팔아 넘기려다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 퍼스트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가 ′우리의 소녀들을 돌려줘(#BRING BACK OUR GIRLS)′라고 적은 종이를 들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납치된 여학생들의 일부는 구출되거나 탈출했지만, 1백여 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이후 나이지리아에선 학교와 학생을 표적으로 한 대규모 납치가 반복됐습니다.

지난달 중순에도 인근 니제르주에서 갱단이 학교를 덮쳐 학생과 교직원 42명을 납치했다가 풀어줬고, 지난해 12월에는 카트시나주의 한 기숙학교에서 남학생 3백여 명이 납치됐습니다.

불과 석 달 사이 학생 집단 납치가 3건이나 발생한 겁니다.

코로나19와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경제난을 겪는 나이지리아에서 ′학생 납치′는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 된 지 오랩니다.

납치 사건이 벌어지면 주로 정부가 나서 협상해왔는데, 상당한 몸값을 건네다보니 정체불명의 갱단까지 가세해 무차별적으로 납치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심지어 협상 과정에서 부패한 공무원들이 학생 몸값 일부를 가로챈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실제로 현지 보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9년간 납치범들에게 지급된 몸값은 최소 1천8백만 달러, 우리 돈 201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