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혜연

러시아,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서 1천 600명 넘게 체포

입력 | 2021-04-22 18:18   수정 | 2021-04-22 18:18
러시아 전역에서 현지시간 21일 벌어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에서 참가자 1천6백 명 넘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 RBC 통신 등에 따르면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 ′OVD-인포′는 현지시간으로 22일 새벽 2시 현재 1천 631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가장 많은 743명이 체포됐고, 수도 모스크바에선 26명이 연행됐다고 OVD-인포는 소개했습니다.

러시아 경찰은 공식적인 체포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러시아 내무부는 모스크바에서 6천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천500명, 노보시비르스크에서 1천명을 포함해 전국 29개 도시서 1만4천400명이 나발니 지지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시위 주최 측은 참가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다는 입장입니다.

나발니 지지 시위는 21일 11개 시간대에 걸쳐 있는 러시아의 극동과 시베리아 도시들에서부터 시작된 뒤 중서부 지역으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날 시위는 10만 명에서 3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되는 지난 1월 말과 2월 초의 전국적 시위에 비해서는 규모가 많이 줄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기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뒤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귀국했지만 곧바로 체포됐습니다.

나발니는 뒤이어 열린 재판에서 2014년 사기 혐의로 받은 집행유예가 실형으로 전환되면서 징역 3년 6개월 형을 받아 복역 중인 상태입니다.

교도소에서 건강이 악화돼 민간 의사 진료를 요구하던 나발니는 당국이 요구를 거부하자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나발니 개인 주치의들은 지난 17일 그의 혈중 칼륨 수치가 위험한 수준이라 언제든 심장 박동 장애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후 교도당국은 18일 나발니를 모스크바 동쪽 블라디미르주 포크로프시의 제2번 교도소에서 같은 블라디미르주 주도인 블라디미르시의 제3번 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병원으로 이송해 포도당 링거를 맞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국내외에선 나발니에게 외부 민간 의사의 진료를 허용하고 그를 조속히 석방하라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러시아 당국은 나발니에 대한 처벌이 법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며, 특별 대우는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