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혜연

[World Now] '인도 돕자' 물품 쏟아지는데…"공항에 방치"

입력 | 2021-05-07 15:36   수정 | 2021-05-07 15:36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해외 지원 의료 물품은 방치…관료주의와 행정업무 때문</strong>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인도에 세계 각국이 앞다퉈 의료 물품을 보내고 있지만, 대부분 공항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BBC뉴스와 인도 언론을 종합하면 지난 2일까지 수도 뉴델리 인디라간디국제공항에만 각국 항공기 25대가 실어 온 300t의 의료 물품이 도착했습니다.

이 물품에는 의료용 산소발생기, 산소통,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진단 키트 등이 포함됐습니다.

하루 40만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매일 4천 명에 육박하는 환자가 죽어가는 인도 의료 현장에 시급히 전달돼야 할 물품들입니다.

하지만 이 물품 대부분은 공항 격납고에 묶인 채 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보건 관계자들은 언제 어떻게 의료 물품 지원을 받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처럼 의료 물품 배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인도 정부의 관료주의와 더딘 행정업무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적십자사와 운송업체 등으로 이어지는 공급 절차가 복잡하고 한정된 담당 인력 사이에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는 것도 배포 지체의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26일 물자 배포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고 지난 2일 관련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했지만 구체적인 배포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지난 4일 ″물품 배분을 위한 능률적이고 체계적인 메커니즘을 만들었다″며, 신속하게 작업하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BBC뉴스는 ″인도 정부가 능률적인 메커니즘을 만드는 데에만 일주일이 걸렸다″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인도 신규확진 이틀 연속 세계 최다…41만 4천 명</strong>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전날보다 소폭 증가하며 이틀 연속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오늘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41만 4천188명으로, 전날 신규 확진자 수 최고 기록보다 2천명 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인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40만 명을 돌파한 후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졌다가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입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천149만 1천598명으로 미국 3천336만 9천192명에 이어 세계 2위입니다.

일일 신규 사망자 수는 3천915명으로 10일째 3천 명대를 기록했습니다.

오늘까지 인도에서는 약 1억 6천500만 회분의 백신 접종이 이뤄졌고, 2회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이의 수는 약 3천288만 명으로, 13억 8천만 인구의 2.4%에 불과합니다.

인도는 백신 생산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백신을 공급하지 못하면서 곳곳에서 접종 중단 사태도 빚어지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인도 이어 네팔도…주변국으로 코로나19 확산</strong>

인도의 코로나19 재확산은 접경국인 네팔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6일 기준 네팔의 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6천700명으로, 2주 전 1천100명과 비교해 6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이는 인구 10만 명당 20명꼴로 감염된 것으로, 2주 전 인도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적십자에 따르면 지난주 네팔에서 코로나19 검사의 확진율은 44%에 달했습니다.

네트라 프라사드 팀시나 네팔 적십자 회장은 ″현재 확산세를 잡지 못한다면 인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상황이 네팔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네팔은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데다, 여권이나 신분증 제시 없이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해 사실상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입니다.

게다가 네팔 전 국왕 부부가 인도 북부 갠지스강에서 열린 힌두교 축제 쿰브멜라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비롯해 잇단 종교 행사와 축제 등이 4월에 집중되며 상황은 한층 악화됐습니다.

네팔 정부는 뒤늦게 국경 통제를 강화하고 수도 카트만두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 대한 봉쇄 조치를 발표했지만,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인 네팔의 열악한 의료 시스템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