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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영국·이스라엘, '보복 여행' 시동?…미국은 '원정 백신' 몰린다

입력 | 2021-05-10 15:17   수정 | 2021-05-10 15:19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영국, 이스라엘 등 12개국 격리 면제…17일부터 해외여행 허용</strong>

영국이 이스라엘과 호주 등 12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교통장관은 현지시간 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봉쇄 완화 로드맵에 따라 17일부터 잉글랜드발 해외여행을 허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각국을 3단계로 평가해서 ′녹색′ 국가에서 오면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는데, ′녹색′ 국가에는 이스라엘,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포르투갈, 아이슬란드, 브루나이 등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등은 영국발 입국을 막고 있어서 영국에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녹색′ 국가라도 입국 전후에 코로나19 검사는 해야 합니다.

한국이나 프랑스, 스페인 등 대부분 국가는 ′주황색′으로 분류돼서 입국자들은 10일 자택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터키, 몰디브, 네팔은 오는 12일 오전 4시부터 입국금지인 ′적색′ 국가 명단에 포함됩니다.

영국은 3주마다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재평가할 계획이며, 17일부터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를 국민보건서비스 앱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이탈리아, 이달 중 EU·영국·이스라엘 관광객 격리 면제 검토</strong>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탈리아 당국도 규제 해제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현지시간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달 중순부터 유럽연합과 영국, 이스라엘 관광객에 한해 조건부로 의무 격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증을 소지하거나, 6개월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해당국 관광객의 격리를 면제하고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이들 국가에서 오는 관광객은 이탈리아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 확인을 받아야 하고, 입국 후에는 5일간 격리해야 합니다.

또 격리 마지막 날에는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임이 증명돼야 국내 이동이 가능합니다.

디 마이오 장관은 다음 달 중에는 미국 관광객에 대한 의무 격리를 해제 방안을 제시했는데, 현재 미국발 입국자에 적용되는 격리 기간은 열흘로 유럽보다 더 깁니다.

디 마이오 장관의 이러한 언급은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장관과 외국인 관광객 입국 관련 부처 간 1차 협의를 진행한 직후 나왔습니다.

앞서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주요 20개국 관광장관 회의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달 중순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한적으로 다시 문을 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 후속 조처로 외무부와 보건부 등 관계 부처는 현재 입국 제한 해제 범위와 대상 국가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미국으로 ′백신 여행′ 떠나는 멕시코인 급증</strong>

코로나19 백신을 맞기 위해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 8일 미국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등의 관광업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려고 방문한 외국인들 덕분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내 많은 주에서는 백신을 접종할 때 거주 요건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을 맞으려는 멕시코인들의 미국 방문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띕니다.

공항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국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승객은 약 20만 7천명으로, 3월 17만 7천명과 2월 9만 5천명에 비해 대폭 늘었습니다.

지난달 멕시코인들의 미국 행선지를 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이 4만 1천명, 댈러스가 2만 6천 명으로 1위, 2위를 차지했고, 그다음으로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샌안토니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멕시코 여행업계는 자국민의 미국 여행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에두아르도 카니아과 멕시코 산업협회장에 따르면 멕시코 여행사들은 올해 3∼4월 미국으로 가는 패키지 여행상품을 17만명에게 팔았는데, 고객 대부분이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멕시코 부유층 입장에서는 자국에서 백신 접종 순서를 계속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생각할 때 미국행 항공료가 그리 아깝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4%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멕시코에서는 그 비율이 6%에 그치고 있고, 미국에서는 16세 이상이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지만 멕시코는 아직 60세 이상 국민에게 접종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태국에서도 미국으로 ′원정 백신′…항공료 제외하고 270만원</strong>

미국에서 멀리 떨어진 동남아시아 태국에서도 백신을 구하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태국의 한 여행사는 미국행 백신 여행 상품을 내놨는데 첫날부터 200명이 예약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여행 상품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관광지 방문과 쇼핑을 포함한 10일 일정인데, 항공료를 제외한 가격이 2천400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70만 원 정도 됩니다.

이같은 움직임이 이어지자 미국의 일부 주와 도시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앞세워 관광객들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관광객 증가가 지역 경제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지난 6일 관광객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오는 6월 1일부터 주요 공항에서 여행객에게 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