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정원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수백만 접종분을 버릴 위기에 처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백신 유통기간이 이달 말로 임박한 데다 접종률도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내에서 이달 말로 유통기한을 채우는 존슨앤드존슨의 얀센이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재고가 수백만 회분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얀센 백신 재고가 급증한 것은 지난 4월 미국 보건당국이 혈전증 발생 우려로 얀센 백신 접종을 유보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유통기한 만료가 다가오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도 있지만, 얀센 백신에 비하면 재고량이 훨씬 적다는 게 의료 현장의 전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얀센 백신의 경우 지금까지 2천140만 회 분량이 미국 정부에 납품됐지만, 실제 사용된 것은 절반을 갓 넘기는 수준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비해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납품한 백신의 83%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지역 의료기관은 얀센 백신 접종 독려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병원은 얀센 백신 재고를 민간 의원이나 약국, 다른 주에 발송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에서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둔화하고 있기 때문에 재고량을 소진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입니다.
급기야 일부 주에선 남는 백신을 폐기하는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오클라호마주는 유통기한이 만료된 백신 수천 회분을 이미 폐기한 상태라고 ABC방송이 보도했습니다.
주 보건당국은 이달 말에 기한을 채우는 얀센 백신이 8만 회분이라고 밝혔는데, 최근 크게 떨어진 오클라호마주의 백신 접종 속도를 고려하면 이 중 상당량이 폐기될 전망입니다.
아칸소주에서도 이달 안에 화이자와 얀센 백신 총 7만 회분의 유통기한이 만료되며, 오하이오주에선 얀센 백신 20만 회분이 이달 23일로 유통기한이 끝납니다.
일각에선 유통기한 만료를 앞둔 얀센 백신을 외국에 지원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점도 적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당장 외국으로 백신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신속하게 접종을 완료한다는 보장이 없고,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