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현경
아프가니스탄 북부에서 현지시간 8일 지뢰 제거 단체 소속 인력 10명이 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어젯 밤 10시쯤 북부 바글란주 바글란-에-마르자키 지구의 지뢰 퇴치 운동 재단인 할로 트러스트 사무실에 복면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쳤습니다.
괴한들은 사무실 등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이로 인해 1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16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격의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없는데, 아프간 정부는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이번 공격을 주도했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타리크 아리안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탈레반이 지뢰 제거 기관 구내로 진입해 모두를 향해 총을 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탈레반측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무방비 상태인 사람들에 대한 공격을 비난한다″며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했습니다.
바글란주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뢰지대로 알려진 곳으로, 1988년에 설립된 할로 트러스트는 바글란주 등 아프간 전역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해왔습니다.
탈레반은 미군이 지난달 1일부터 아프간에서 공식 철수를 시작하자 바글란, 남부 헬만드주 등 여러 곳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정부군이 주요 거점을 잇달아 상실하면서 탈레반 장악 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국토의 50∼70%에서 활동 중이며 국토의 절반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일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탈레반은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었지만 이후 다시 세력을 회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