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임소정

[World Now] 축구 졌다고 아이 때리고 인종차별까지…'비신사 영국'

입력 | 2021-07-13 11:41   수정 | 2021-07-1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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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style=″font-family:none;″><축구가 마비시킨 이성? 경기 전후 아수라장된 런던></b>

빼꼼히 열린 경기장 문을 앞다퉈 뚫고 들어오는 사람들. 먼저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흥분하면서 몸싸움이 폭행으로 이어집니다.

한 성인 남자는 어린 아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합니다.

여러 명의 남자가 바닥에 쓰러진 아시아계 남성을 발로 연달아 걷어찹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한 기자는 이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구역질나는 행동(Disgusting Behaviour)′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지난 11일 영국 런던의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 흥분한 잉글랜드 축구 팬들은 경기 시작 전부터 집단 싸움을 벌이고,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습니다.

폭력적인 행동은 경기 후에 더 심해졌습니다.

잉글랜드가 이탈리아에 졌기 때문입니다.

경기 결과에 실망한 팬들은 폭죽과 유리병을 던졌고, 이에 겁을 먹은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경기 종료 뒤 런던 길거리는 커다란 쓰레기장이 됐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축구 졌다고 ′인종차별′ 분풀이></b>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아쉽게 뺏긴 우승. 분노한 팬들은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마커스 래시퍼드(23)와 제이든 산초(21), 부카요 사카(19) 등 세 선수들에게 분풀이를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세 선수들이 모두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퍼부은 겁니다.

이들 선수가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 된 데 대해 스포츠계는 물론 정치권, 종교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말했고, 대표팀의 ′캡틴′ 해리 케인은 트위터에 ″소셜미디어에서 누군가를 모욕한다면 당신들은 잉글랜드 팬이 아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원하지 않는다″고 일갈했습니다.

노동당의 흑인 의원인 데이비드 래미는 경기 시작 전 잉글랜드 대표팀이 하는 ′무릎꿇기′ 퍼포먼스는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경찰은 즉각 인종차별 공격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 소셜미디어 회사들에 인종차별 게시물 작성자의 신원 정보를 넘겨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한편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과격한 행동은 이번 유로 2020 대회 내내 계속됐습니다.

준결승전에서는 덴마크 국가 연주 때 관중들이 야유를 하며 폭죽을 터뜨리는 등 난동을 피웠고, 덴마크 골키퍼 캐스퍼 슈마이켈의 눈에 레이저를 쏴 UEFA 윤리징계위원회로부터 벌금 3만 유로, 우리돈으로 약 4080만 원을 부과받았습니다.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는 상대 팀인 이탈리아 선수들의 숙소 앞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등 소란스러운 행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축구가 뭐길래...′신사의 나라 영국은 없다′></b>

한편 지난 2018년 영국 가정폭력센터는 잉글랜드 경기가 없을 때와 비교할 때 가정폭력이 얼마까지 증가하는지에 대한 발표하고, ′잉글랜드가 지면 (beaten), 그녀도 맞는다(if England gets beaten, so will she)′ 라는 카피의 캠페인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센터에 따르면, 잉글랜드 팀이 이기거나 비길 경우엔 가정 폭력이 26% 증가하고, 질 경우엔 3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