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효경

이탈리아도 2개월 만에 6천 명대‥'재확산' 경고음

입력 | 2021-11-06 09:44   수정 | 2021-11-06 09:45
유럽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백신 패스를 도입한 이탈리아에서도 코로나19 4차 유행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고등보건연구소(ISS)는 지난달 13∼26일 기준 전국 감염 재생산 지수가 이전 2주 대비 0.19 오른 1.15를 기록했다고 현지시간 5일 밝혔습니다.

이탈리아의 감염 재생산 지수가 1.0 문턱을 넘은 것은 지난 4월 이래 7개월 만입니다.

감염 재생산 지수는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데, 통상 1.0 이상이면 대규모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간 기준 인구 10만 명당 확진자 수도 53명으로 전주 46명 대비 7명 늘었습니다.

4차 유행 위험 신호는 최근 며칠 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에서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한동안 1천∼2천 명대로 유지되던 확진자 규모가 지난달 말 4천 명대로 늘더니 이달 초에는 5천∼6천명대로 급증했습니다.

3일에는 5천188명, 4일에는 5천905명으로 집계됐고, 5일에는 6천764명까지 치솟았습니다.

지난 8월 28일 6천855명 이래 최고치입니다.

신규 확진자 규모 확대 추세와 맞물려 중환자실 병상 점유율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의료·보건 분야 싱크탱크인 ′짐베재단′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이달 2일 기준 중환자실 환자가 전주 대비 12.9% 늘었습니다.

그동안 하향 곡선을 긋던 중환자실 입원율이 오름세로 돌아섰다고 짐베재단은 분석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도 가장 광범위하게 그린 패스를 도입한 국가입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8월 6일부터 실내 음식점과 문화·체육시설 출입 시 그린 패스를 의무화한 데 이어 9월 1일부터는 버스·기차·페리·여객기 등 모든 장거리 교통수단 이용 때도 그린 패스를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지난달 15일에는 공공·민간을 불문하고 전국 모든 근로 사업장이 그린 패스 적용 범위에 포함됐습니다.

다만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과 바이러스 확산세와의 상관 관계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심상치 않은 바이러스 확산 흐름에 이탈리아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로베르토 스페란차 보건부장관은 백신 캠페인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상황이 가장 낫다면서도 세계보건기구(WHO)의 경고를 받아들여 경계 태세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고 ANSA 통신은 전했습니다.

WHO는 전날 유럽이 다시 팬데믹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내년 2월까지 50만 명의 사망자가 추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는 실내는 물론 사회적 거리 확보가 어려운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하는 한편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내년 1월 개시 예정이던 전 국민 대상 부스터샷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지난 9월부터 고령층과 면역 취약층, 보건·의료 종사자 등에 먼저 부스터샷을 시작했습니다.

4일 기준 이탈리아의 백신 1차 접종률은 77.5%, 접종 완료율은 74.6%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