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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윤건영 종북' 발언에 환노위 중단-재개 반복

입력 | 2022-10-12 19:14   수정 | 2022-10-12 19:14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과거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한 말 때문에 감사가 두 차례 중단됐습니다.

오늘 환노위 국정감사장에서는 김 위원장이 작년 4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건영이 종북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반미·반일 민족의 수령님께 충성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윤 의원과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하며 정면 충돌했습니다.

오전 감사에서는 윤 의원이 당시 생각이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김 위원장이 ″그런 점도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딱 잘라서 말씀드리기 보다는 문제가 있는 점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여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막지 말라고 소리쳐 장내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당사자인 윤 의원은 ″답변을 듣고 나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든다″며 여당 의원들을 향해서도 ″대놓고 간첩이라고 하고 ′난 널 간첩으로 생각해′, ′너의 질의는 간첩이야′라고 이러고 있는데 질의가 목구멍에서 넘어오겠느냐. 여야를 떠난 문제 아닌가. 변호해주고 방어해줄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따졌습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김문수 위원장의 답변을 들으면서 저는 동료의원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 도무지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증인이 국회의 국정감사를 받기 위해서 출석해서 국정감사위원에게 그렇게 발언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로 충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의 어떤 정치적 방향이나 국방 정책을 가지고 일본쪽 아니냐는 식으로 매도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봤다″며 ″이 부분이 훨씬 더 큰 내용이 아니겠느냐″고 맞받았습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민주당 위원님들이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이야기를 들어보셔야 하는 것이지 그걸 일방적으로 딱 자르고 말씀을 하시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김 위원장의 말을 먼저 들어봐야 한다고 옹호했습니다.

오후 감사가 재개된 뒤 김 위원장은 ″윤건영 의원이 느끼셨을 여러가지 모욕감과 복잡한 감정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린다″며 ″제가 쓴 글이 아까 띄웠을 땐 잘 안보였습니다만 이 글 읽어보니까 이게 과한 표현이 많이 있다″고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김문수 위원장은 한마디로 맛이 갔든지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사과를 할 거면 확실히 하고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국회의 권위를 모독하면 그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사과를 해야지 얼렁뚱땅 그냥 변명하고 넘어가려고 하면 안 된다″며 반발했습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사과하는 척만 하는 사과였다. ′내가 생각해보니까 모욕감을 느꼈을 것 같다 그 부분 송구스럽다′는 사과가 아니다″라며 ″모욕에 대한 핵심을 정확하게 짚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데, 잘못하면 사과하는 방법까지 알려줘야 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지성호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책국감이 돼야 하는데 오전에 예기치 못한 야당 위원님의 신상에 관련된 발언이 제기돼서 파행이 됐다″며 ″국감이 본질에서 벗어나서 한참 바깥으로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도저히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다시 중지된 감사는 오후 5시가 다 되어서 다시 열렸는데, 여야 간사가 김 위원장의 진정한 사과를 하고 감사를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은 ″제 SNS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고 존경하는 윤건영 위원님 지적하신 점을 제가 수용해서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