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1-12 07:31 수정 | 2022-11-12 07:40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북한군 ″울산 앞바다에 순항미사일 2발 발사″‥우리 군 ″사실 아니다″</strong>
지난달 말부터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과 미국의 군용기 240여 대가 동원된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실시됐습니다. 상대적으로 방공망 등이 취약한 북한은 F-35A·F-35B 스텔스 전투기까지 동원된 이번 훈련에 미사일 수십 발을 쏘아올리면서 격렬히 반발했습니다. 북한의 이런 반발에 하루 더 연장된 훈련에는 핵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국의 전략자산인 B-1B 전략폭격기까지 투입되기도 했죠.
′비질런트 스톰′이 종료되고 난 뒤인 지난 7일, 북한군의 수뇌부 격인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조선중앙TV를 통해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통상 조선중앙TV는 오전 9시쯤부터 방송을 시작하는데, 지난 7일에는 당일 방송이 시작되자마자 총참모부의 입장을 내보냈습니다.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아나운서가 북한군 총참모부의 입장문을 장황하게 읽어내려갔는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미 연합 공중훈련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군사작전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군 총참모부의 입장문 가운데 논란이 된 부분은, 지난 2일 이뤄진 자신들의 ′군사작전′을 설명하는 내용 가운데 한 대목이었습니다.
″함경북도 지역에서 590.5km 사거리로 남조선 지역 울산시 앞 80km 부근 수역 공해상에 2발의 전략순항미사일로 보복 타격을 가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보도)
북한군은 이에 더해 자신들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울산 앞바다의 정확한 위도와 경도 좌표까지 표기해가며 이런 주장을 거듭 강조했는데요. 우리 군은 즉각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잘라말했습니다.
″한미 감시 정찰 자산 결과에 따르면, 북한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현재까지 우리 군에 포착되거나 탐지된 것은 없습니다. 북한의 공개 보도 내용이 모두 사실인 것은 아닙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그런데 북한은 이런 우리 군의 주장을 또다시 깎아내렸습니다. 지난 11일,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자신들의 주장을 거짓이라고 발표한 김 실장까지 거론하며 비난에 나섰습니다. ″공보실 실장이라는 자를 내세워 감시 정찰 수단의 탐지 및 분석 결과 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느니, 현재까지 군에 포착되었거나 탐지된 순항미사일은 없다느니하고 떠벌였다″며 막말을 이어간 건데요. 특히 우리 군의 주장을 ′생억지′라고 주장하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어불성설, 억지 주장에 대해 언급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공식 입장도 아닌 선전매체의 논평에 답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한미 정찰자산의 탐지 결과 그런 순항미사일은 확인된 바 없다고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북한의 ′기만 전술′ 가능성‥논박 자체가 이익 없을 수도</strong>
이처럼 논박이 오가는 가운데,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로 내려간 뒤 목표물을 타격하는′ 순항미사일 특성을 언급하며 북한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언급 자체가 ′기만 전술′의 일환일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한미 정찰자산이 이런 순항미사일을 탐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의 주장입니다.
″순항 미사일이 마치, 낮게 날아와서 레이더가 탐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건 맞지 않는 얘기예요. 비행체가 해수면을 스치듯이 날아오는 것이 연료 소모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순항미사일들은 처음에는 고도를 높여서 일반 비행기처럼 쭉 날립니다. 그러다가 목표지점에 닿을수록 고도를 계속 낮춥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낮은 고도로 날아가는 거지,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처음부터 고도 수 미터, 수십 미터 이하로 날아오는 건 절대로 아닙니다. 레이더에 걸릴 수밖에 없어요. 결국 이것도 ′페이크′라는 생각이 듭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상임연구위원)
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봐도, 한미 정찰자산이 탐지하고 감지해낸 미사일이 없다면 북한의 순항미사일이 울산 앞바다로 날아왔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 것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북한의 주장에 하나하나 대응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군 총참모부의 공개 발표와 관련해 ″북한의 보도 내용과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정보 차이에 대해 일일이 거론하며 논박이 벌어질 수도 있으나,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북한의 주장은 교차 확인이나 검증이 불가능한 일방적인 주장으로, 남측을 기만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현무 미사일 낙탄′ 등으로 나타났던 일련의 대응 실패가 우리 군 발표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민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굳건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우리 군을 믿을 것입니다. 이러한 믿음을 이어나가게 할 수 있는 군의 노력이 필요해보이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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