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동경
군대 간부의 폭언으로 육군 현역병이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소속부대가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육군 제11사단 故 고동영 일병의 소속부대에서 근무했던 부사관에게서 사건 은폐 정황을 제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고 일병은 휴가 중이던 2015년 5월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당시 유서에는 ″군 생활한 지 거의 1년이 다 돼 가는데 심적으로 너무 힘들다″ 등 폭언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직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말이 담겨 있었습니다.
기자회견에 나온 제보자 부사관은 ″고 일병 사망 소식이 부대에 전해진 이후, 당시 중대장이 간부들을 모아놓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우리 중 무작위로 헌병대 조사를 받게 되면 모른다고 말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부대 내 가혹행위와 관련해선 “고 일병이 실수하면 심하게 야단을 쳤다든가, 전차 안에 가둔 뒤 나오지 못하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당시 11사단 헌병대는 이와 같은 은폐 시도의 정황을 파악해놓고도 관련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기자회견에 함께 나온 고 일병의 어머니는 ″부대의 은폐 지시 이후 모든 조사 내용이 제 아들에 불리하게 기록되는 바람에, 국가보훈처가 보훈 비해당 처분을 내렸다″며 ″군이 아들을 두 번 죽였다″고 호소했습니다.
유족은 지난달 17일 11사단 소속 중대장을 군검찰에 고소했으며, 군검찰은 지난달 25일 ‘직권 남용’ 혐의를 적용해 이 중대장을 재판에 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