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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_영상] 사람 몸에서 '돼지 심장' 뛴다‥미국서 첫 이식 수술

입력 | 2022-01-11 14:06   수정 | 2022-01-1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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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박스를 들고 조심스레 이동하는 의료진들.

수술실에 도착해 박스에서 빨간 물체를 꺼냅니다.

돼지 심장입니다.

미국에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말기 심장질환 환자에 이식하는 수술이 세계 처음으로 시행됐습니다.

AP와 AFP 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미국 매릴랜드대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지난 7일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시한부 심장질환자 57살 데이비드 베넷의 동의를 받아 이식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환자는 수술 후 사흘째 회복 중이며 이식된 장기는 현재 사람 심장처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P 그리피스 박사는 ″박동이 뛰고 있고 혈압이 생기고 있다. 이건 그의 심장″이라며 ″심장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고 정상적인 것으로 보이며,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이 단계까지 성공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의료진은 동물 장기 이식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없다는 점에서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술은 작년 10월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NYU Langone Health)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을 신부전증을 앓는 뇌사 상태 환자에게 이식해 거부반응 없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한 데 이어 진행됐습니다.

이번 이식에는 인체에 이식되면 인간 면역체계의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돼지 장기 세포의 당성분 유전자를 제거하는 등 유전자 10개를 조작한 돼지 심장이 사용됐습니다.

버지니아에 있는 생명공학 회사인 레비비코르(Revivicor)는 인체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 3개와 돼지 심장 조직의 과도한 성장을 초래하는 유전자 1개를 제거했습니다.

또 인체에서 외부 장기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인간 유전자 6개를 돼지 유전체에 삽입했습니다.

이종 간 심장 이식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84년에는 개코원숭이의 심장을 이식한 영아가 21일간 생존했으나 결국 거부반응으로 사망했습니다.

기증에 의존하는 이식용 장기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부족합니다.

미국 연방정부 장기기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장기 기증을 기다리는 환자 목록에는 11만여 명이 올라있지만 기증 장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매년 6천 명 이상이 장기 이식을 못 받고 사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장기이식 시스템을 감시하는 장기공유연합네트워크(UNOS)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은 4만1천354명이며 이중 절반이 신장을 기증받았고 심장을 기증받은 사람은 3천817명 뿐이었습니다.

유전자 돼지를 이용한 이식용 장기 생산 연구는 10여 년간 유전자 편집과 복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힙니다.

외신들은 이번 수술이 성공하면 이식용 장기 부족 해결을 앞당길 획기적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