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탈레반 점령 후 아프간 전 관리·군인 100명 넘게 피살"

입력 | 2022-01-31 13:52   수정 | 2022-01-31 13:53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후 100명이 넘는 아프간 전 관리, 군인과 국제 연합군 협력자가 살해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요 외신들이 유엔 보고서를 인용해 현지시간 30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당시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을 통해 입수한 ′믿을 만한 제보들′을 근거로 이같이 밝혔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희생자가 사법절차 없이 탈레반이나 탈레반 추종 세력에게 처형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미군 주도 연합군에 협조한 전 관리·군인을 사면하겠다고 했던 탈레반의 약속과는 전혀 맞지 않는 것이라고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적했습니다.

또, 이슬람국가 호라산(IS-K)과 연관됐다는 혐의로 최소 50명이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살됐다는 정보도 입수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탈레반의 안전 보장 선언에도 불구하고, 전 정부 관리와 연합군 협력자 등의 강제적 실종, 이들의 신체 보전권리와 생명권에 대한 침해가 자행됐다는 정보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인권 활동가나 언론 종사자 역시 지속적으로 표적이 돼 임의로 구속되거나 살해 위협에 처하는 등 박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유엔아프간지원단은 아프간에서 44건의 일시 구속, 구타, 위협 사례를 확인했고 그 중 42건이 탈레반이 주도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탈레반은 공세를 퍼부은 끝에 지난해 8월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한 후 빠르게 아프간을 전역을 장악했습니다.

탈레반 지도부는 이후 무기를 내려놓는 정부군에 대해 사면을 약속하고 이들을 추적하지 않겠다는 서면 약속까지 하는 등 대외적으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해 왔습니다.

탈레반은 이에 더해 여성 인권을 억압하지 않고, 독립적 언론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같은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