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진주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 러 외무 발언에 국제사회 '발끈'

입력 | 2022-05-03 10:49   수정 | 2022-05-03 10:50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을 정당화하며 ″아돌프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라고 발언해 서방 지도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지시간 1일, 이탈리아 민영방송 ′레테4′와의 대담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인인데 우크라이나의 탈 나치화가 전쟁의 명분이 될 수 있나′라는 질문에 ″히틀러도 유대인 혈통이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세운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이 정당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려 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600만명이 희생된,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의 주범 히틀러가 유대인 혈통이라는 언급은 이스라엘을 자극하며 거센 반발을 불렀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현지시간 2일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유대인에게 돌리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정치적 목적을 위해 홀로코스트를 들먹이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이스라엘 외무부는 해명을 요구하며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습니다.

서방 지도자들의 비난도 이어졌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는 ″히틀러 관련 부분은 터무니없다″고 비난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 외무장관의 말을 믿을 수 없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의 교훈을 모두 잊었거나 교훈을 전혀 배우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언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