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동남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태국에서 동성 간의 결합을 인정하는 법안이 정부 문턱을 넘으면서 의회 통과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8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내각은 전날 `동성 간 인정된 혼인 관계` 법안을 의결해 의회로 넘겼습니다.
지난해 7월 법무부가 발의한 이 법안은 두 명 다 최소 17세 이상이고, 적어도 한 명이 태국 시민권자일 경우 `동반자 관계`로 등록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법안은 동성 간 결합을 결혼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를 입양할 권리와 자산·부채를 공동 관리하고 동반자 간에 상속과 유산에 대한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법안 마련 과정에 참여했던 동성애자 단체 관계자는 결혼이라는 이름을 얻는 `형식`보다는, 동성 동반자에 실질적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법안이 내각을 통과한 뒤 언론과 만나 양성평등과 성적 다양성이라는 전 세계적 변화에 따른 새로운 법안이라고 언급하며, 국제적인 원칙에 따라 보호돼야 하는 기본적 인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법안이 태국 의회를 통과해 동성 간 결합이 인정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처음이고, 아시아로 범위를 넓히면 지난 2019년 동성 결혼까지 인정한 대만에 이어 두 번째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태국은 인구의 95% 이상이 불교 신자인 나라로 사회 규범이 보수적이라는 평도 있지만, 개인의 성적 지향에는 관대한 편이어서 성 소수자들이 많이 찾는 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