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동훈

"러 폭격기, 전투기 호위받으며 카디즈 진입"‥F-16 대응 출격

입력 | 2022-08-23 19:10   수정 | 2022-08-23 20:53
러시아 폭격기 2대가 자국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오늘(23일)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 ′카디즈′에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대응 출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2대의 전략폭격기 Tu-95MS가 동해 공해 상공에서 예정된 비행을 했다″면서 비행 구간의 특정 단계에서 한국 공군의 F-16 전투기들이 출격했다고 전했습니다.

Tu-95 2대가 수호이(Su-30)의 에스코트를 받았다는 러시아 언론 보도를 보면, 카디즈에 진입한 러시아 군용기는 전략폭격기 Tu-95 2대를 포함해 여러 대로 추정됩니다.

러시아는 우리 측에 아무런 사전 통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보도가 나온 직후 언론 문의가 잇따르자, 합동참모본부는 출입기자단 문자 공지를 통해 ″오늘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카디즈에 진입했으며 우리 군은 우발상황에 대비해 정상적 전술조치로 대응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상적 전술조치란 카디즈에 진입한 전투기에 대해 근접하면서 경고 통신을 해 이탈을 유도하는 것을 뜻합니다.

다만, 합참은 출격한 전투기가 F-16이 맞는지, 몇 대가 떴는지는 물론 전술 조치를 한 시점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일체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합참 관계자는 ″러시아 군용기가 ′동해′ 카디즈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통상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군용기가 서해까지 깊숙이 진입하거나 중국과 합동으로 카디즈를 비행하는 이례적인 상황에만 언론에 공지해왔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러시아 군용기는 연중 수십 회 동해 카디즈에 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비행이 ″예정된 비행″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비행이 어제부터 시작된 한미연합 훈련에 대응한 시위의 성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다만 다른 나라 방공식별구역 안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