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World Now] "초과근무 안 해" MZ세대의 '조용한 사직'

입력 | 2022-08-25 15:15   수정 | 2022-08-25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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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열심히 일하기′에 반발하는 청년 세대</strong>

<I>″저는 일하기로 약속한 시간만 일할 거예요.
실제로도 일한 만큼만 급여를 받을 거고요.
추가 근무는 안 할 것입니다.″</I>

미국 워싱턴D.C.에서 교통분석가로 일했던 24살의 페이지 웨스트.

입사 1년 차에 큰 결심을 내렸습니다.

한 주에 절대 40시간을 넘겨 일하지 않고, 추가로 업무 교육을 받거나 동료와 억지로 사교 모임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날이 계속됐기 때문입니다.

구인난이 심각한 미국 노동시장에서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라는 신조어가 청년 세대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직역하면 ′직장을 그만둔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정해진 시간과 업무 범위 안에서만 일하고 ′초과 근무를 거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틱톡에서 소개‥젊은 직장인 25% ″동참하겠다″</strong>

뉴욕에 사는 24살의 기술자 자이드 칸이 지난달 틱톡에서 이 신조어를 소개했습니다.

그는 영상에서 ″최근 ′조용한 사직′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며 ″주어진 일 이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단어를 설명했습니다.

또 ″일은 당신의 삶이 아니다. 당신의 가치는 당신이 하는 일의 결과물로 정의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게시물은 현재 340만 회가 넘게 조회됐고 4천5백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이후 ′조용한 사직′을 해시태그로 단 게시물도 여러 SNS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신조어가 ″직장인이 ′허슬 컬처′(hustle culture)를 포기하고, 직장에서 주어진 것 이상을 하려는 생각을 중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허슬 컬처는 개인의 생활보다 일을 중시하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뜻합니다.

더힐은 ″조용한 사직자의 대부분은 밀레니얼 세대나 Z세대이고, 일부에서는 이것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부른 ′대퇴직′의 연장이라고 주장한다″고 전합니다.

그러면서 ″핵심은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 범위 이상으로 일할 때 승진이나 더 많은 급여,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믿는 허슬 컬처를 거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용한 사직′ 열풍은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감지되는데요, 미국 구인사이트 ′레주메 빌더′가 실시한 최신 조사에서 35~44세 근로자의 25%가 ′조용한 사직자′가 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전문가 ″적절하게 휴식, 휴가 장려하면 ′번아웃′ 방지″</strong>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직장을 대하는 MZ세대의 태도 변화를 유심히 관찰하고 경영 전략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인사관리 기업인 세지윅의 미셸 헤이 글로벌 최고인사책임자는 ″조용한 사직은 회사에서 경계를 세우는 것 이상의 문제로, 팬데믹 끝자락에서 다수가 겪고 있는 피곤, 좌절과 관련이 있다″며 ″사람들은 우선순위를 재평가하고 있으며 사회적 단절이 변화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회사가 깊이 있는 인터뷰를 통해 사직 요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적절하게 낮시간 휴식과 연차 휴가를 장려하면 ′번아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정신건강 서비스 업체인 리라 헬스의 인사 임원인 조 그라소도 ″조용한 사직자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환경에서 조용히 고통받는 직원일 가능성이 크다″며 직원이 편안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심리적으로 안전한 직장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