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IT 강국이자 초고속 통신망으로 연결된 `초연결` 사회인 한국에서 이태원 참사의 참혹한 영상이 퍼져 이를 본 많은 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한국인들이 참사 이후 온라인으로 전파된 끔찍한 장면들을 접하면서 공포감과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망이 잘 깔렸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이런 일이 일어나기 쉬웠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여서 온라인이 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습니다.
널리 퍼진 연결성 덕택에 튼튼한 디지털 생태계가 조성돼 있으며, 5G가 전체 휴대전화 회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5G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매체는 소개했습니다.
이렇듯 한국은 초연결사회의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부작용도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여과되지 않은 사고 영상이 지난달 29일 밤 경찰이 참사 현장에 출동한 이후부터 온라인에 올라오기 시작해 널리 퍼져 나갔다고 전했습니다.
뉴스 매체들은 대부분 영상을 편집하거나 흐리게 처리해 시청자들에게 주는 충격을 줄였지만, 사건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이 직접 올린 영상과 사진은 여과 없이 그대로 퍼져 여전히 사람들 얼굴 식별이 가능합니다.
사고 다음날 새벽 4시 우연히 트위터에 올라온 사고 현장 영상을 보게 된 여대생 정현지씨는 ″보고 싶지 않았는데 여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계속 올라오더라″며 그 후로 매일 새벽 4시에 잠이 깨고 사고 현장 장면이 계속 떠오른다고 말했습니다.
기업들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관리하는 프리랜서 유지윤씨는 이태원 참사 현장 영상에 달리는 악성 댓글 때문에 스트레스로 잠을 못자 하루 수면 시간이 2시간 이하로 줄었다며 ″인간이 얼마나 저열해질 수 있는지 그 바닥을 봤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