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11-03 17:58 수정 | 2022-11-04 09:00
<i>″러시아인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빌어먹을 러시아!″</i>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거리 곳곳에는 요즘 이렇게 러시아에 반감을 드러내는 스프레이 낙서가 널려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정치적 탄압이나 강제 징집 등을 피해 조지아로 피신한 러시아인들이 현지 주민들의 얼음장 같은 적대감을 맞닥뜨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심지어 러시아 손님을 걸러서 받는 주점도 등장했습니다.
이 주점은 러시아인의 경우 자국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는 경우에만 입장을 허용하는데, `제국주의자로 세뇌된 러시아인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 주점 사장의 원칙입니다.
′푸틴은 독재자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한다′,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 땅이다′, ′러시아가 조지아 영토 20%를 무단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는 항목에 모두 체크 표시를 해야만 주점 입장을 허용해주는 방식입니다.
′주문할 때 러시아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겠다′, ′취해서 정치논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항목도 있습니다.
읽어보지도 않고 모든 항목에 동의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장하려면 이 항목은 표시하지 마시오` 같은 함정도 있습니다.
″′루스키 보에니 코라비 이디 나 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는 항목도 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어로 ″러시아 함선은 꺼져라″라는 뜻입니다.
전쟁 첫날 우크라이나 수비대원이 러시아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함을 향해 내뱉은 말로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을 상징하는 ′명언′이 됐습니다.
점주는 ″러시아인들은 불편함에서 벗어날 특권을 주면 안 된다″며 동의서를 도입한 4월 이후 이 모든 항목에 제대로 동의하고 입장한 러시아인은 2천500명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