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World Now]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까?

입력 | 2022-11-11 14:29   수정 | 2022-11-11 14:29
어느 날 갑자기 복권에 당첨돼 거액을 받게 된다면?

누구나 이런 행복한 상상을 한 번쯤은 해보셨을 텐데요.

과연 많은 돈이 생기면 우리는 행복해질까요.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연간 가구 소득이 12만 3천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억 6천만 원 이하인 가구에서는 적어도 6개월간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실험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케냐 등 3개의 저소득국가와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등 4개의 고소득국가에서 1만 달러를 받은 200명과 그렇지 못한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1부터 7까지, 행복이나 슬픔 같은 긍정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얼마나 자주 느끼는지를 1부터 5까지의 척도로 각각 써넣게 하는 방식이었는데요.

공돈을 받은 참가자들은 꼭 3개월 안에 모두 사용하도록 했습니다.

6개월 간 지켰봤더니 1만 달러를 받은 실험군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대체로 더 높은 수준의 행복을 느꼈습니다.

돈을 쓰는 3개월뿐만 아니라 그 이후 3개월 동안 행복감이 유지됐습니다.

다만 원래 가구 소득이 연 12만 3천 달러가 넘는 고소득군 실험 참여자는 행복도가 뚜렷하게 높아지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소득이 1만 달러인 실험 참여자는 연소득이 10만 달러인 참여자보다 행복도가 2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이번 실험 결과를 다룬 연구 논문은 지난 7일 발행된 미국 과학저널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렸습니다.

공동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라이언 드와이어는 ″세계의 어떤 곳에서는 1만 달러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돈″이라며 ″몇몇 참여자는 주택담보대출을 갚거나 대대적인 집수리에 돈을 썼다″고 전했습니다.

NBC는 그동안 복권 당첨이나 공돈과 행복도의 관계를 연구한 실험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가 일정하지 않고 서로 엇갈렸다고 전했습니다.

2019년 연구 결과는 거액 복권 당첨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으로 평가했지만, 이전에 복권 당첨이 행복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버드대 소속 행동과학자인 애니아 야로세비치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아직 과학적인 합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