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미 핵 추진 잠수함 6년 만에 방한‥'전략' 핵잠 온다더니?

입력 | 2023-06-16 18:39   수정 | 2023-06-16 18:49
미국 해군의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오늘 부산 작전기지에 들어왔습니다.

국방부는 핵잠 입항 소식을 즉각 언론에 알렸습니다.

미국 전력의 한반도 전개 사실을 군 당국이 이처럼 실시간으로 공개한 건 흔치 않은 일입니다.

국방부는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오하이오급 핵 추진 잠수함의 방한은 2017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이루어졌다″며 그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시건함을 상세히 소개했는데 군 당국이 미 측 전력의 제원을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한 것도 보기 드문 일입니다.

<blockquote style=″position:relative; margin:20px 0; padding:19px 29px; border:1px solid #e5e5e5; background:#f7f7f7; color:#222″>″미시건함은 길이 170.6m, 너비 12.8m, 수중배수량 18,000톤급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임. 사정거리 2,500km에 달하는 150여발의 토마호크 미사일로 무장 가능하며, 특수전요원을 편승하여 특수작전임무도 수행 가능함. 오하이오급 SSBN으로 지난 1982년에 취역하였으며, 2007년에 SSGN으로 개조된 4척의 핵추진 잠수함 중 하나임″ (국방부 보도자료 中)</blockquote>

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미측의 전력이 방한했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국방부는 이번 핵잠의 방한이 지난 4월 한미 정상 간 ′워싱턴 합의′의 일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국방부는 이번 핵추진 잠수함의 방한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채택한 워싱턴선언에 담긴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시킬 것′이라는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방한한 미시건함은 SSGN 급으로, 핵무기가 실려있지 않기 때문에 통상 ′전략′ 자산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SSGN도 강력한 무기를 탑재해 전략자산으로서 효과가 있는 무기체계″라고 말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전략′ 핵 추진 잠수함 말고 그냥 핵잠 방한, 왜?</strong>

사실 미국 핵 추진 잠수함의 한국 입항은 그동안 심심찮게 있어 왔습니다.

불과 4개월 전인 지난 2월에는 핵 추진 공격잠수함 스피링필드(SSN 761·6천t급)가 부산 작전기지에 입행했고, 지난해 9월에는 아나폴리스함(SSN-760·6천t급)이 부산에 기항하는 등 항공모함 전단과 함께 움직이는 핵잠들은 수시로 한국에 들렀습니다.

미국의 핵 잠수함은 SSN, SSGN, SSBN 이렇게 세 부류로 나뉘는데, 핵을 동력으로 하는 건 동일하지만 탑재된 무장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함정 기호가 붙습니다.

SS는 잠수함, N은 원자력을 뜻하는데, SSN에는 어뢰 정도의 무장만 탑재할 수 있고, SSGN에는 유도 기능(Guided missile)이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같은 무장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SSBN만 핵탄두가 달린 SLBM같은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략′ 핵 추진 잠수함으로 불립니다.

이번에 방한한 핵잠은 SSGN,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가 달린 토마호크 미사일 운용만 가능합니다.

앞서,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 4월 워싱턴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향후 방한할 핵잠은 SSBN급이 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 해군은 지난달 SSBN ′메인함′이 괌 기지에 입항한 모습을 전격 공개했고, 한미일 해군 잠수함 지휘관이 메인함에서 찍은 사진까지 공개되자 ′전략′ 핵잠이 방한할 거란 관측에 힘이 실렸습니다.

하지만, SSBN 대신 SSGN이 방한하면서 이런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군 관계자는 ″미측이 북한의 위협 수위 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와의 갈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SSGN 잠수함을 보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SSBN의 전개에 대해서도 한·미 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방부는 미시건함이 오는 22일까지 한반도 수역에 머물며 우리 해군과 연합특수전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