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30 13:46 수정 | 2023-03-30 13:47
민주연구원 김용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 재판에서,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의 측근이 돈을 전달한 액수와 시기를 메모로 남겨뒀다고 증언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사건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천화동인 4호 이사 이모씨는 ″2021년 9월 미국에 머물던 남 변호사가 연락해 4월부터 8월까지 정민용 변호사에게 전달한 현금 날짜와 금액, 자금의 조성 경위를 메모해 놓으라고 해서 작성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남 변호사가 ′자신의 목숨줄이니 메모를 작성해달라′고 말했는지′ 묻자, 이씨는 ″남 변호사가 ′목숨줄′이라고 표현했고, 자신의 성이 이씨여서 메모 제목을 영문으로 ′리 리스트′라고 쓰고, 내용을 숨기기 위해 괄호를 치고 ′골프′라고 썼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언급한 ′리 리스트′ 메모에는 4차례에 걸쳐 8억 4천300만 원이 전달됐다며 시기와 액수가 기록돼 있는데, 검찰은 이 돈이 김용 전 부원장을 위한 자금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씨는 ″남 대표가 전화해서 금고에 있는 돈을 정민용 변호사에게 주라고 해서, 남 대표 사무실 금고를 열어 현금이 든 쇼핑백을 꺼내 줬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검찰이 ″돈을 건네면서 ′이건 약입니다′ 하고 농담했던 것 기억하나″라고 묻자, 이씨는 ″남 변호사가 즐겨먹는 약 봉투였고 현금이 아니라는 뉘앙스로 그렇게 말했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21일 증인으로 출석한 정 변호사는 이씨로부터 돈을 건네받을 때 종이 상자에 담긴 현금 1억 원이 약 봉투에 담겨 있어 이씨가 ″약을 준다″고 농담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2월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요구했고, 이에 남 변호사가 돈을 마련해 정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남 변호사의 측근으로 2021년 4월부터 8월까지 수차례 정 변호사에게 돈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고, 시기와 액수를 적은 메모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