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01 20:21 수정 | 2023-04-03 11:10
생수 4박스를 받아 놓고도 ″받지 못했다″고 연락해 환불을 받았던 고객이 택배기사가 물건을 가져간 CCTV를 찾아낸 뒤 다시 생수 20박스, 240kg를 주문한 뒤 8박스를 반품했습니다. 화가 난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정신적 피해와 시간 낭비로 인한 위자료 100만 원을 달라″고 하니, 고객은 ″처음 환불은 단순히 다른 주문과 착각하는 실수를 했던 것 뿐이고, 택배기사가 합의금으로 협박을 한다″며 업체에 민원을 제기해 맞서고 있습니다.
한 택배기사가 지난 2월 새벽, 계단으로 걸어서 서울 강남의 한 빌라 4층 집에 40kg 상당의 생수 4박스를 배달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업체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미배송′으로 고객이 생수 값 3만6천4백 원을 환불 받아갔다는 겁니다. 택배기사가 고객에게 연락하니 ″귀가해 보니 상품이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택배기사 A씨는 뭔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보통 고객이 진짜 물건을 못 받았으면 택배기사에게 먼저 연락을 하고, 기사가 물건을 못 찾으면 환불을 받아가는데 해당 고객은 연락 한 번 없이 바로 환불 처리를 받았다는 겁니다.
A씨는 미심쩍은 마음에 빌라로 다시 찾아가 CCTV를 확인해 봤습니다. 화면에는 생수가 현관 앞에 놓인 지 약 2시간 반 뒤 현관문이 열리더니 한 여성이 나와 생수 4박스를 집으로 옮기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못 받았다던 생수 4박스를 사실은 가져간 겁니다. 하지만 이 고객은 택배기사가 CCTV를 확인하고 다시 연락했는데도 계속 ″못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div class=″ab_sub_heading″ style=″position:relative;margin-top:17px;padding-top:15px;padding-bottom:14px;border-top:1px solid #444446;border-bottom:1px solid #ebebeb;color:#3e3e40;font-size:20px;line-height:1.5;″><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 </div><div class=″ab_sub_headingline″ style=″font-weight:bold;″>′거짓 환불′에 신고했더니 ″착각했다″..생수 20박스 주문하고 8박스 반품</div><div class=″dim″ style=″display: none;″><br></div></div>
택배기사는 상습적일 가능성도 있다는 생각에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고객은 그제서야 ″착각한 것 같다″고 인정했습니다. 환불 받았던 돈은 생수를 가져간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되돌려 줬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는 생수를 3~4박스 정도 주문하던 고객이 한꺼번에 20박스, 240kg 분량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A씨가 계단을 5번이나 오르내리며 배송을 마치고, 완료 문자를 보내자마자 ′8박스를 반품하겠다′고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A씨는 ″괜히 더 고생을 시키려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니다. A씨는 고객에게 민사소송을 낼 거라면서, 정신적 피해와 시간 낭비로 위자료 100만 원을 받고 싶다고 알렸습니다. 과거 기사에서 3만5천 원짜리 물건을 못 받았다고 거짓말했던 고객에게 택배기사가 소송을 내 위자료 100만원 판결을 받았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한 얘기였습니다.
그러자 고객은 ″자신이 (기초생활) 수급자″라며 ″형편이 어려우니 시간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A씨에게 돌아온 건 ″협박으로 민원 신고를 당했다″는 업체의 연락이었습니다. 고객이 업체 상담사에게 ″다른 생수 주문과 혼동해, 분실 접수하고 환불을 받았다. 그런데 경찰에 신고돼 합의금 100만원 협박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신고를 한 겁니다.
고객은 엠빅뉴스 취재진에게도 ″(택배기사가) 소송을 할 건데, 소송 당하기 싫으면 돈을 달라는 게 당연히 협박으로 느낀다″며 ″이 일로 잠도 못 자고 아무것도 못 했다. 무서워서 한동안 밖에 출입도 잘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서로 간의 믿음이 중요한데 이런 한 분 때문에 고객을 불신하게 되는게 힘들다″며 해당 고객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영상은 엠빅뉴스((https://youtu.be/6eVWyorvOVU))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