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총선 직전, 검찰이 일부 언론인과 민주당 정치인에 대한 고발을 당시 야당에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검찰과 당시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가교 역할을 한 당사자로 지목됐습니다.
[김웅-조성은 통화 내용(2021.4.3)]
″그렇죠, 그렇게 해서 그걸 아마 오늘 밝힐 거 같고. (음.) 그래서 아마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만들어서 일단 보내드릴게요. 자료들이랑 이런 것들 좀 모아서 드릴 테니까 (네네네.) 그거하고,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 고발장, 만약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에다가 이야기를 해놓을게요.″
어제 김웅 의원은, 당시 자신에게 고발장을 건네는 등 고발을 사주한 혐의로 기소된 손준성 현 대검 송무부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김 의원은 제보자 조성은 씨가 공개한 녹음파일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는 맞다″면서도 ″이런 통화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통화에서 언급한 ′저희′가 검찰 또는 손준성 검사와 자신을 말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며 한사코 부인했습니다.
추궁과 부인이 반복되면서 재판이 끝나가던 무렵,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직접 증인신문에 나섰습니다.
재판부는 ″3회에 걸쳐서 온 제보인데 다른 제보들보다 기억에 남아야 정상 아니냐″고 물었고, 김 의원은 ″사실 나도 답답하지만 왜 기억을 못하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텔레그램에 남은 ′손준성 보냄′이라는 메시지가 결정적이었는데, 손 검사가 지인인데도 전혀 기억이 없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만약에 그걸 봤다면 조성은에게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고발장을 어디에 낼 것인가까지 고민해서 제보자에게 의견을 제시했는데, 몰랐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지 않냐″고 물었고 김 의원은 ″관할이 남부지검이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만 답했습니다.
신문이 끝나자 김 의원의 변호인은 ″재판부가 너무 가정적인 질문을 많이 한다, 유죄의 심증을 가진 것 아니냐″고 항의했고 재판장은 ″김웅 증인은 핵심 관계자다, 검사도 됐다가 변호인도 됐다가 하는 게 재판장″이라고 받아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