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1학년 담임교사의 죽음과 관련해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거나 근무했던 동료 교사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서울교사노조가 이들의 제보를 받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숨진 교사는 자신의 반에 ″선생님 때문이야″라고 수업시간에 소리를 지르는 학생이 있어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교사는 이 학생의 행동을 동료 앞에서 재연한 적이 있고, 출근할 때 그 학생의 환청이 들리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고 노조 측은 전했습니다.
특히 이 학급에선 최근 한 학생이 뒷자리에 앉은 학생의 이마를 긋는 사건도 있었는데, 이후 관련 학부모가 찾아와 ″′애들 케어를 어떻게 하는 거냐′, ′당신은 교사 자격이 없다′″는 말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또 숨진 교사는 동료의 안부 질문에 ″작년보다 10배는 힘들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대진/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수십 통의 민원 전화를 받아서 선생님께서 너무 힘들어서 너무 소름 끼친다. 그리고 방학 때는 휴대전화번호를 바꿔야 되겠다라는 말을 했다라는 증언도 있습니다. 이런 걸로 봤을 때 학부모 민원, 그리고 학교폭력 처리 업무의 피로도, 스트레스 이런 거는 있었다라는 것이 짐작이 됩니다.″
해당 학교의 근무 환경에 대한 제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2020년 이후 이 학교에서 학교폭력을 담당했던 한 교사는 한 학부모가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아냐, 변호사야!″라고 했던 말을 서울교사노조에 증언했습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민원과 관련된 대부분의 학부모가 법조인이었다. 학부모 민원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교사, 특히 경력이 적은 교사들이 근무를 매우 어려워했다″고 했습니다.
[장대진/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그 학교에서 처리 당시에 어떤 학부모가 나는 OO이 아빠인데 나 변호사다라고 하면서 학교폭력 업무 당시 업무피로를 회상하면서 서이초의 민원 수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숨진 교사의 학급에서 학교폭력 신고 접수가 없었다고 밝힌 학교 측의 해명이 부적절하단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장대진/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학급 안에서는 다양한 다툼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 다툼을 모두 다 신고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폭력 신고 접수 사안이 없었다라는 말이고 그 해당 학급에서 다툼이나 이런 것이 전혀 없었다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저희들이 확인한 바로는 그러한 정황이 분명히 있었다라는 것이죠.″
서울교사노조는 ″학교 차원에서 함구하라고 해서 그냥 있다″고 밝힌 교사의 증언도 공개했습니다.
노조 측은 ″아직 경찰에서는 ′의혹을 확인할 수 있는 외부 정황이 없다′는 의견만을 내놓고 있다″며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는 정황들을 추가 제보로 확인한 만큼 진상 규명을 위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