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곽승규

"우리도 젊은 사람들 앞에는 안 서" 노인들이 밝힌 '무료승차' 매너

입력 | 2023-09-25 11:42   수정 | 2023-09-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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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지하철 탑승자들이 여행에서 기쁨을 찾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미국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매체는 서울 지하철 무료승차 대상이 연간 승차인원의 15%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65세 이상에게 주어지는 무료 지하철 승차 혜택을 이용해 특별한 목적지 없이 수도권을 돌아다니며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의 삶을 전했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지하철을 타고 사람 구경을 하다 보면 시간을 보내기 쉽다는 것입니다.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인들이 암묵적으로 정한 나름의 규칙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는 피해서 지하철 타기′, ′앉아있는 젊은이들 앞에 서서 자리를 양보받으려 하지 않기′와 같은 규칙이 있다는 것입니다.

매체는 ″노인 빈곤율이 일본이나 미국의 두 배에 달하는 한국에서 1회 지하철 요금 1,500원은 의미가 크다″며 노인 무료 승차의 의미도 부여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누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노인 무료 승차를 폐지하거나 기준연령을 70세 안팎으로 올리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노인들의 팍팍한 삶을 고려할 때 변화가 쉽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서울 지하철 노인 무료 승차는 지난 1980년 노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70세 이상 고령자의 지하철 요금을 절반 할인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후 노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1982년에는 대상 연령이 65세 이상으로 낮아졌고 1984년부터는 감면 폭을 100%로 확대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